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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Jun 27. 2023

동시에 동시해 - 1950년 이전 동시들(1)

동시


물오리 떼/김희석


빡- 빡 – 오리오리 물오리 떼가

하낫둘 셋넷 걸음 맞춰서

앞뜰 개울 뒤뜰 개울 물나라로

아그작 뽀그작 산보 갑니다.


<조선일보>, 1933년 1월3일






외따로운 집/이헌구


마을에 외따로운 오막살이집

아침에 남 먼저 물 긷는 집

저녁에 남 먼저 불 때는 집

참새도 흘흘흘 날아오는 집


마을에 외따로운 오막살이집

외딸과 어머님 단 두 식구

길쌈과 바느질 삯품팔이

웃음과 눈물로 살아가는 집


마을에 외따로운 오막살이집

밤마다 늦도록 빤 –한 등불

개 짖는 소리도 끊어진 밤

하늘엔 오소소 별들만 총총


<어린이>, 1933년 2월









새 쫓는 노래/남대우


우리는 논 지키는 새 쫓는 아이

누른 벼 물결치는 노둑에 앉아

석유통 북소리를 높이 울리고

양철을 내흔들며 새놀이 하네.


아버님 피땀 흘려 지어 놓은 벼

우리들 모가치도 모두 아니다.

망할 놈 새 새끼들 짹짹거려도

한 알도 못 주겠다 후이후이.


<별나라>, 1933년 10월









바다/오장환


눈물은

바닷물처럼

짜구나.


바다는

누가 울은

눈물인가.


<어린이>, 1934년 2월







빗방울/송창일


비 오는 날

빗방울들이

빨랫줄 위에서

동 동 동

줄타기 연습하오.


뒤에 오는

빗방울 하나

앞선 놈 밀치다

뚜 – 욱- 딱

둘이 다 떨어져요.


<동아일보>, 1934년 8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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