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리 Jul 24. 2023

동시에 동시해 - 유희윤 동시들(2)

동시

때에 따라


먹는 배가 될까?

타는 배가 될까?

가슴 밑에 배가 될까?


[ㅂ]이

[ㅐ]를 만나면

의논부터 하지.


먹는 배도 좋다.

타는 배도 좋다.

가슴 밑에 배는

무엇보다 중요해.


의논 끝에

결론을 내리지.


우리

때에 따라 변신하자.


 


 



누구를 만나게 될까?


[ㅇ]은

두근두근 가슴이 뛴대.


[고]를 만나면


[코]를 만나면


[바]를 만나면

방이 되고


[조]를 만나면


[가]를 만나면

강이 되어 여행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어.


 




 


탁구 티나 탕수육


내가 좋아하는 운동은

탁구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티나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탕수육


어라,

나처럼 서로들 좋아하나?

셋 다 [ㅌ]으로 시작하네.


 


 




우리말


쥐뿔!

우리말은

없는 뿔도 만든다.


쥐방울!

쓸데없는 방울도

예쁘게 만든다.


쥐방울만한 녀석!

거짓말도 귀엽게 하고


쥐똥나무! 쥐방울덩굴! 쥐오줌풀!

나무 이름이나 풀이름도

재미지게 짓는다.


 


 




양 한 마리


포근포근

양 한 마리


쏘옥-


바늘귀를 빠져나와

뜨개질을 하네


포근포근

아기장갑


포근포근

아기모자


포근포근

아기목도리


아함 – 졸려


뜨개질 끝내고

아기 품에 잠이 드네.

 


 


 


-2022년 상반기,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 작품-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으며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사다리」가 당선되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내가 먼저 웃을게』, 『하늘 그리기』, 『참 엄마도 참』, 『맛있는 말』, 『난 방귀벌레, 난 좀벌레』, 『잎이 하나 더 있는 아이』, 『도마뱀 사냥 나가신다』 등이 있으며 대산창작지원금. 방정환문학상. 도봉문학상을 받았고 제1회 비룡소동시문학상에 당선되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눈 온 아침」, 「봄눈」, 「비 오는 날」, 「개미」, 「고양이 발자국」, 「거미의 장난」이 실리기도 했다. 79세 할머니 시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시에 동시해 - 김곰 동시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