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과 3월
봄을
빨리 맞으라고
2월은
숫자 몇 개를 슬쩍 뺐다.
봄꽃이
더 많이 피라고
3월은
숫자를 꽉 채웠다.
투덜대는 봄비
봄비가
바쁘게 뛰어다닙니다.
나무야, 뭐 해?
어서 눈 떠.
민들레야,
빨리 나와.
깨우고
부르고
동동거리던
봄비가 투덜거립니다.
꼭 늦장 부리는 친구가 있어요!
안 닮았다니까
담배 끊었다는 아빠
몇 번을 끊고도
아직 피운다.
게임 끊었다는 동생
한동안 안 하더니
또 한다.
서로 닮았다고
말했더니 아니란다.
아빠는
동생이 답답하고
동생은
아빠가 이해 안 되고
어, 우기는 것까지
꼭, 닮았는데.
국수 이야기
성격이 날카로워
건드리기만 하면
툭툭 부러졌던 국수
팔팔 끓는 물 속에 들어가
참고 견디는 법을 배우더니
부드럽고
착착 감기는
싹싹한 국수로
다시 태어났다
당당히 살자
쭈글쭈글 움츠렸던 때 묻은 옷이
세탁소를 갔다 오더니
태도가 달라졌다
어깨를 당당히 세우고
허리를 쫙 폈다
세탁소 아저씨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확실히 알려준 모양이다
2007년 《월간문학》에서 동시부문 신인상 수상 후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2014년 동시집<고등어야, 미안해>를 출간하였고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습니다. 동시 [내 그림]이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었죠. 2019년 동시집<살구나무 편의점>(공저)를 펴낸 바 있습니다. 첫 그림책<가슴이 쿵쿵쿵>이 《시와 동화》에서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