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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야토 Jul 12. 2024

서른 살, 도쿄 50일 살이

이혼 후 무작정 도쿄로 향하다

내 나이 서른,

결혼한지 2년이 채 안돼서 이혼을 결정했다. 정확히는 '결정해야했다'가 좀 더 맞을지도.


스물 여덟이라는 나이에 요즘 대한민국 남자 치고는 일찍 결혼했다. 이혼 관련한 이야기는 추후에 따로 쓸 예정이지만 전처가 먼저 성격차이로 이혼을 원했다. 갑작스러운 이혼 제안에 나는 정신과까지 다니며 내 가정과 사랑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붙잡았지만 맘처럼 되지 않았고 앞으로 그려지는 비관적인 미래에 나와 배우자 서로를 생각해서 올해 2월 이혼을 합의했다.


마침 이혼도 했고 자유가 찾아왔는데 이혼에 대한 절망과 허탈함으로 하루하루 허송세월 보내기는 싫었다. 그래서 지금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극을 받고 싶었고 갑자기 외국에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나는 하던 일을 잠시 놓아두고 3월 13일, 무작정 '도쿄'로 향했다.


왜 하필이면 일본 도쿄로 갔냐...하면 일단 일본이 거리상으로 가깝기도 했으며 문화적으로도 비슷한 점이 많으니 적응하기 좀 더 쉬울 거 같았고 사실 나는 일본과 도쿄에 대한 환상도 있었다. 이혼을 하며 생긴 가정적인 이미지의 일본여자에 대한 환상, 미디어에서만 본 일본문화에 대한 환상, 일본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세계적으로도 위상이 높은 '도쿄'에 대한 막연한 경외심으로 호기심이 끓어올랐다.


난 그래도 한번 가는 김에 한 달은 넘게 있고 싶다고 생각했고 여행보다는 현지인처럼 생활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마침 좋은 기회로 한인민박에서 숙식을 제공받기로 하고 대신에 민박의 일을 조금 도와주는 스텝 일을 하게 되었다. 돈을 받고 하는 게 아니라 취업이나 워홀비자는 필요 없었다.


도쿄에 50일 살았던 게 무슨 대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아무 이유 없이 간 게 아니다. 인생의 구렁텅이에 빠졌을 때 날 아무도 모르는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금 나를 찾고 싶었다. 방향을 재설정하는 RESET 여행으로서.


그렇게 일단 도쿄행 편도 비행기만 끊어버리고 극P답게 시작하게 된 일본 살이(본인 ENFP),


환상을 품고 떠난 나의 도쿄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도쿄행 비행기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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