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영준 Nov 03. 2019

사랑할 이유가 없다지만,  싫어할 이유도 없으니까.

나는 가진 것이 마땅히 없다, 예전에는 무엇하나 특출 나지 못하며, 무엇하나 대단한 것이 없는 나를 싫어하고는 했다. 그러한 평범한 점들 때문에 경쟁 사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만 같아서.     


언젠가 싫어하는 것마저도 지쳤을 때쯤, 굳이 가진 것이 없는 나를 탓하는 것도 힘들어서 멈추었던 적이 있다, 그렇게 아무것도 원망하지 않으며 살기를 며칠, 몇 주, 그리고 몇 달. 사랑할 점이 단 하나도 없어서 나를 싫어했지만, 싫어함을 멈추니 대단하진 않아도 귀여워 보일 정도, 아주 소박하게나마 가지고 있는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가진 것이 없는 만큼 많아서 싫었던 욕심은, 덕분에 무언가를 계속해보고자 하는 마음이며, 변화를 하기 위한 원동력이었고, 욕심은 가득한데 자꾸만 쉬게 만드는, 원망스럽기만 한 게으름은 내가 지쳐서 포기하지 않도록 휴식을 취하게끔 도와주는 것이었다. 무엇이든 완벽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데, 사실해보지 못한 것이 많아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는 것은 한심해할 일이 아니라 잘 해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지 뭔가. 마치 아직 긁지 않은 복권이 많이 남아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쯤 되니 여태껏 싫어했던 내 단점들은 굳이 싫어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었지만 좋아해 줄 만한 것이 없어서 괜스레 싫어했던 것들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가진 것이 부러워서, 누군가가 대단해 보여서, 그들이 되고 싶어서였을 수도 있겠고, 원망할 것이 너무 많은 세상이라, 좋아하기보다는 싫어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일지도 모른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익숙해져야겠다. 사랑할 것이 없어 미워하기보다는, 마땅히 미워할 것이 없어 사랑하는 것에. 나를 원망하는 것은 이제 지치기도 하니까.


그렇게 훗날, 누군가 어떻게 그렇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 바람이다.

     

 저는 저를 좋아할 이유는 없지만, 굳이 싫어할 이유도 없으며,
 싫어한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저까지 저를 미워하면, 저는 그저 안쓰러워질 뿐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요. 자신이 안쓰러워지는 것이 보다는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좋잖아요.
그래서 그냥 저를 좋아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을 가진 제가 좋습니다.


          


당신은 당신을 싫어할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생각 끝에 딱히 없다면, 그냥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당신은 몇 년 동안 자신을 비난했고, 효과가 없었다.
 자신에게 아첨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두 눈으로 확인해보자     

- 루이스 L. 헤이 -
이전 06화 내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남이 아니라 자신입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