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누워보니

by 호윤 우인순 시인

바닥에 누워보니

낮은 곳에 내려와 보니

별이 보이고 들꽃이 보입니다


가을 낙엽처럼 떨어져 보니

바닥에 있는 친구들이 보이고

친구와 어깨를 나란히 바닥에 누워 하늘 보니

별들이 반짝이는 게 보입니다


절벽에 있을 때는 그저 떨어지면 어쩌나

안간힘 쓰느라 하늘이 안 보이고

길이 없어 절망뿐이었는데

바닥에 떨어지니

마음 내려놓을 수 있어 편하고

길이 다시 보이며 별이 뜨고

나는 하얗게 웃는 들꽃이 됩니다


높은 곳에 별이 뜨고

높은 곳 올라가면 행복이 사는 줄

고운 꽃이 피는 줄 알았는데

벼랑에서 추락하여 바닥에 떨어져 보니

아 그곳에 행복이 웃고 있었습니다


구멍 난 지붕 위로 별이 웃고

퇴근 후 사들고 오는

따끈한 붕어빵 한 봉지에

해맑은 행복이 가득 웃고 있었습니다.


어떤 비싼 음식도 맛이 없더니

따끈한 시래기 된장국 한 그릇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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