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by 호윤 우인순 시인

첫눈

자고 일어나 창문 여니

세상이 모두 하얗습니다

어제는 보일 듯 말 듯

눈이 내리는가 하다 멈추었는데

밤새 눈이 소복이 내렸구나


눈 속에 꼼짝도 않고

창밖 보다 밖을 나가니

눈보라가 휘몰아쳐서

저 멀리 회오리바람

눈보라 속에 내가 그리던 그대가

나의 꿈이, 나의 나라가

오고 있을 것만 같아

눈 길 바라본다

펄펄 눈 내려

눈 나라엔

소포도 안 오고 인터넷도 안되고

먹을 것을 사러 갈 길도 없어

나는 그저 눈을 핑계로

눈 속에 기꺼이 묶여 , 차가 눈속에 갇혀

"눈이 너무 왔네요 눈속에 차가 끊겨서요

가고 싶은데 못 가요" 엄살 부리며

뒹굴뒹굴 늦장 부리며 쉬고 싶은

푹 쉬고 싶은 날입니다

♡♡♡♡♡♡♡

/호윤 우인순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하얗게 빛나는 사람이 있다

여기저기 펄펄 내리는

함박눈처럼

아무 곳에 있어도

낭만이 되고 꽃이 되는

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어두운 뒷골목에도

눈은 소복이 내리고

노숙자들 즐비하게 누운

지하도 위에도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도

썰렁한 사람들 가슴에도

따뜻하게 이불 덮은 듯

눈은 소복이 내린다


지저분하고 똥냄새나는 거리

탓하지 않고 그저 모두 끌어안아

아름다운 풍경이 되는

눈 같이 따스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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