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새벽의 얼굴을 한 오늘을 맞이했다.
그리고 환한 달빛과 함께 오늘을 배웅한다.
올려다본 하늘에 속절없이 빛을 내는 저 달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유심히 본다.
모습에 따라 그 이름을 달리 부르기에 자세히 보아야 달을 부를 수 있다.
사위(四圍)는 조용히 잠들어있고,
막 끝난 장마는 가시지 못해 못내 작은 방울방울로 남아 나의 피부에 조용히 맺힌다.
올해 여름의 시작과 함께 머무는 이 몰래 온 손님을 모른 척하며 터벅터벅 발을 내딛는다.
겨우 발을 내딛을 수 있을 수준의 피곤함,
나를 뺀 세상의 모두가 잠들어있는 듯한 존재의 유일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보자는 나의 다짐.
글쓰기 좋은 여름날이다.
사진: Unsplash의 Cheolmin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