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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무한도전처럼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by 미리


2025.05.25 일요일, '무한도전 RUN 서울 마라톤 대회' 행사에 참가했다. 평소 경험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이어서, 우연히 티켓팅 소식을 접했을 때 주저 없이 비용을 지불했었다. 결과적으로, 오늘 하루는 건강도 재미도 모두 챙긴 그런 날이었다.



아침 일찍 준비해서 집결지인 여의도 공원으로 향했다. 머물렀던 호텔 엘리베이터 안, 로비, 도보에서 같은 착장을 한 사람들을 마주쳤다. 흰 티에 빨간 바지, 검정 가방, 같은 모습으로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가는 데 왠지 웃음이 났다.




집결 장소에 모여 마라톤 시작을 기다렸다. 부스 구경, 사람 구경하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사전에 완주 목표를 제출한 결과에 따라 출발 그룹이 나뉘었다. 선발 그룹이 출발한 뒤, 부담 없이 출발을 기다렸다. 친구와 동생들과 함께 잠시 대기하며, 햇살 아래에서 서로를 챙겨주었다.



출발점으로 이동했더니,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들렸다. 무한도전 멤버 '하하'씨가 출발선 앞에서 참가자들에게 격려 인사를 해주셨다. 그렇게 응원을 받으면서 마라톤이 시작되었다. 조심스럽게 달리기 시작했다. 무리하지 않고, 뛰다가 걷기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1km 정도 지난 지점에서 반가운 얼굴을 마주했다. 조세호, 남창희, 황광희, 그리고 전진 씨가 물총을 쏘며 달리는 사람들에게 인사해 주었다. 광희님 이목구비가 유독 또렷하게 잘생겨 보였다. 친구랑 역시 아이돌은 다르다면서 감탄하며 그곳을 지나쳤다. 가까이에서 실물을 본 것도 신기하고, 어설프게 달리고 있는 상황도 그저 즐거웠다.



햇살 아래,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중간중간 정체 구간에선 걷고, 뛰고 싶을 땐 달렸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상황을 즐기려 했다. 중간중간 현수막 문구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통제 시간이 지나서 일부 구간은 아쉽게 뛸 수 없었다. 10km라는 약속된 거리가 있었지만,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오히려 덜 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했다. 나머지 구간을 성실하게 지나서, 마지막 Finish 지점이 보였을 때는 속도를 조금내서 빌딩 숲을 달렸다. 무사히 안전하게 도착점을 통과했다. 목표는 기록이 아니라 완주였기에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완주 기념품과 메달을 수령한 후에는 콘서트를 즐겼다. 하하의 '키 작은 꼬마 이야기' 노래를 들으면서는 마음이 울컥했다. 멤버들에게도, 현장에 있는 무한도전 키즈들도 '무한도전'이라는 추억 하나로 같은 과거를 지나왔기에, 음악이 더해지니 왈칵 감정이 올라왔다. 공연 중간 하하 님이 말씀하셨다. "저희 무한도전 멤버들, 무도 마지막 회 못 봤어요. 너무 갑작스럽게 맞이하기도 했고, 아무튼 그랬습니다. 하하." 그 마음을 알 것만 같아서 관객들은 같이 아쉬워하며 탄식했다.



지누션의 션 님도 행사에 참여하셨는 데, 10km를 42분 만에 가볍게 뛰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들 혹시, 인디언 부족이 기우제를 지내면, 지낼 때마다 신기하게 비가 내리는 데 그 이유를 아시나요?", "맞아요. 비가 내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으니깐 그런 거 에요. 제게도 꿈이 있고, 여러분들도 꿈이 있으실 거예요. 그 꿈을 이룰 때까지 해보십시오."


'전화번호'를 포함하여 지누션의 공연을 보면서도, 신이 나면서도 션 님이 하신 말씀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될 때까지 노력하는 유재석'이라는 개리 님의 노래 가사도 순간 문뜩 떠올랐다. 코요태의 '우리의 꿈' 노래를 라이브로 들으면서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고, 용기를 내 넌 할 수 있어'라는 가사도 유독 귀에 쏙쏙 들어왔다.







마라톤 완주 후 정준하 님은 이렇게 인터뷰하셨다. "저도 갈길이 멀고, 삶 자체가 무한도전인데, 여러분도 오늘 도전한 마음을 잘 새기시고, 인생의 무한도전을 계속 도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에 비하면 오늘은 작은 도전이었지만, 의미를 새겨보려 한다. 인생을 무한도전처럼 살아가고 싶다. '도전'이라는 단어는 분명 양면성이 있고, 인생에서 우리는 작든 크든 도전을 마주한다. 그 크기의 차이가 인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도전이 그래서 참 어렵다. 쉽지 않다. 인생이 그래서 어려운 건가 보다.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 왔을 때, 도전해보고 싶을 때는 용기를 내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다. 그만큼 지금은 도전보다는 안주하는 삶이 익숙하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진리 속에서, 그래도 가끔은 어쩌면 크게 '도전'을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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