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9

놀멍쉬멍

by 하양민

천천히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놀멍쉬멍하면서

제주도 방언인 놀멍쉬멍은 놀면서 쉬면서 라는 뜻으로,

천천히 여유 있게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욕심내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놀멍쉬멍 이란 말도 참 이쁘다.

푹 자고 일어나서 아침 간단히 먹고 집안일 좀 하고 음악 들으며 책도 읽었다.

산책 삼아 나간 해안도로 카페 노을리에 가서 커피와 크루아상을 시켜서 바다를 보며

멍 때리는 시간들을 보내고 잠시 걸었다.

말 그대로 놀멍쉬멍했다.


집 와서는 양배추김치를 담갔다.

맛이 예술이다. 재료 본연의 맛이 주는 특별한 맛이 없는 자연김치이다.



농부님이 주신 양배추로 야무지게 김치까지 담아서 먹는 이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배추김치보다 더 맛나고 신선하다.

다음엔 물김치도 담아봐야겠다.

여기서는 내 요리가 진화를 한다.


오늘은 정말로 놀멍쉬멍이다. 참 좋다 이것도.


쉬어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에 쉬지 못하며 앞만 달려가는 안타까운 현실이 대부분이지만

달려가는 동안에도 잠시 쉬고 둘러보고 물 한잔 마시고 에너지 바 하나 먹고 달리자.

그러면서 속도 늦추어서 걷다가 정말 힘들면 완전히 쉬어도 놀아도 보자.

어차피 삶이라는 과정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달리고 걸어야 하지 않나.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