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언제까지 이런 개소리를 들어야 할까?
아, 지겹다. 잠잠하다 싶으면 대형 사고 때마다 튀어나오는 자칭 목사, 타칭 먹사들의 헛소리가.
무슨 대형 사고라도 나게 되면 이들은 개떼 같이 들러붙어서 그것을 설교의 소재로 삼는다. 세월호 사고 때도 누군가 그랬지. "하나님이 학생들 침몰시켜 국민에게 기회를 줬다"라고.
오늘만큼은 기독교 신자의 탈을 벗고 '사탄'으로서 옛날이야기 좀 하련다.
주여, 부디 용서하소서.
중 2 때 교회 수련회에 참가했는데 장소는 지방에 있는, 지체부자유 장애인을 위한 학교였다. 그곳에서 두 팔이 허리 뒤로 꺾여서 앞쪽으로 넘어오지 못하는 장애인 어린이들을 봤다. 그들과 같이 밥을 먹는데, 뒤로 젖혀진 팔로 힘겹게 밥을 먹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쉽게 식사를 끝낸 내가 미안할 정도였다. 그들은 비틀린 자세로 어렵게 밥을 입으로 가져갔으나 대개는 흘리기 일쑤였고, 불편한 자세로 인해 식사 시간은 30분을 넘길 때도 있었다. 스스로 행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해서 그들을 도울 수도 없었다.
그날, 어떤 교회 쌤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렇게 정상적인 몸을 갖고 태어났으니 축복받은 거 아니겠니? 하느님께 감사해야 한다."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럼 저 지체부자유 어린이들은? 비정상적인 몸을 갖고 태어났으니 저주받은 건가? 왜? 전생에 죄라도 져서?'
어떤 집사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들었다.
"저는 어렸을 때 버스 사고로 인해 죽을 뻔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사고 당시 대부분의 사람이 죽거나 다쳤지만, 저는 신의 은총으로 단 한 군데도 다친 곳이 없었습니다. 저의 소명을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제 생명을 구해주신 것입니다."
완전 막장 유아론이다. 자기 중심주의도 이 정도면 병리학적 수준 아닌가? 자기는 선택받은 주인공이고 나머지는 대홍수에 떠내려가든 말든 상관없는 엑스트라들인가?
머릿속에 타자의 존엄성에 대한 개념이 없다.
그런 개념이 없으니 어떤 목사는 일본 후쿠시마 지진 때 " "일본 국민이 신앙적으로 볼 때는 너무나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와 무신론, 물질주의로 나가기 때문에 (이번 일은) 하나님의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하고 개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일 수가 있는 거다. 저들의 식구들 중 한 명이 사고로 인해 요단강을 건너게 되는 경우, 부디 그것이 저들의 부덕함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고 그들이 믿을 거라 나는 믿는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그들 스스로의 생각을 신의 말씀으로 과시하려 드는 것이며, 그들의 주요 목적은 종교를 핑계 삼아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다른 사람들 역시 똑같이 생각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말하건대 대체로 신학자들의 주요 관심은 성서에서 자신들이 멋대로 날조한 생각들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었는데, 그들은 이것들에 대해 신성한 권위를 주장한다."
-B.Spinoza <신학정치론> 중에서
착하게 살면 복을 주고, 못되게 살면 벌을 내린다는 권선징악에 대한 회의의 표현은 이미 기원전 구약성경의 <욥기>나 <전도서>에도 나온다. 자칭 현대인이라는 분들이 왜 권선징악의 동화를 쓰려고 할까?
아파트를 구할 수 있게 해 준 것이 바로 주님의 '직접적인' 의지이자 개입이라고 굳게 믿는 이들이라면, 이 점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하나님은 세월호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는 일 보다 당신의 아파트 구매가 더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당신의 소망을 성취시켜 주신 것인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미정은 이렇게 말한다. "어려서 교회 다닐 때, 기도 제목 적어서 내는 게 있었는데 애들이 쓴 거 보고 '이런 걸 왜 기도하지? 성적, 원하는 학교, 교우관계... 고작 이런 걸 기도한다고? 신한테? 신인데?'"
어떤 목사는 교회 건물 관련 보상금으로 500억 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을 자축하며 교인들에게 이런 설교를 했다. "(예전에) 변호사들이 200억 원에 하자고 했는데 (내가) '안 돼' 했다. 사무엘처럼 하나님의 종이 말하면 하나님이 다 들어주신다" 이에 대해 교인들은 '아멘'을 외쳤고, 보상금 논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강단에 오른 한 변호사는 "목사님이 선포한 대로 됐다", "성령의 역사가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네, 그렇군요.....
베드로의 외침이 들려온다.
Quo Vadis, Domine?
.... 홀로코스트 이후, 히로시마 이후, 굴라크 이후, 신을 말하는 것은 우리가 신을 새로운 방식으로 말하지 않는 한 전부 모욕에 불과하다.
-리처드 카니 <재신론>중에서
히틀러 암살 계획에 참여했다는 혐의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디트리히 본 회퍼 목사는 600만 명에 이르는 대학살을 목도하면서 과연 구약시대의 하나님처럼 인간의 불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전지전능한 신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본회퍼 목사는 서신을 통해 '데우스 엑스 마키나(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쓰인 무대 기법의 하나. 기중기와 같은 것을 이용하여 갑자기 신이 공중에서 나타나 위급하고 복잡한 사건을 해결하는 수법)'로서의 신 개념을 비판하며 이렇게 썼다.
"종교성은 인간이 세상에서 곤경에 처했을 때 그에게 다음과 같은 신의 능력을 제시하지. 기계장치(로서의) 신(deus ex machina).
반면에 성서는 인간에게 신의 무력함과 수난을 제시하네. 고난을 받는 신만이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지. 이 점에서 이미 기술로 성숙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발전, 잘못된 신 표상을 제거하는 발전은 세상에서 자신의 무력함으로 힘과 공간을 확보하시는 성서의 신을 볼 수 있도록 눈을 활짝 열어 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네(...)"
본 회퍼 목사님의 말씀처럼 신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도 아니고 응징하고 보복하는 존재도 아니다. 그런 신에 대한 믿음은 오래전에 버렸다. 그런 것들을 믿느니 차라리 스피노자의 '자연'신을 믿겠다.
이단이라고? 위 목사들의 믿음이 '정통'이라면 나는 차라리 이단의 길을 가겠다.
신은 우리의 마음을 통해 움직이신다.
https://youtu.be/gHAW6XxzkUU?si=D-NwWuSy3ZOStC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