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체질의학 소설> 홍익인간

양생술은 병을 다스리는 에너지의 법칙이다.

by 백승헌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27. 모든 병에는 특효의 약초가 따로 있다.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고 하셨소? 의술로 어떻게 인간세계를 이롭게 하오?”

구대감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부인과 함께 청허선사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가 왔다는 기별을 듣자 말자 서재로 불러 구자서의 거취를 물었다. 그러자 청허선사는 ‘홍익인간’을 실행하는 것이 가장 큰 덕이라고 말했다.

구대감은 그 말을 듣고 반문을 한 것이었다.

청허선사는 미동도 않고 말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살아가는 길은 여러 갈래 다르오. 모두가 벼슬을 할 수 없고 의술을 할 수는 없소, 타고난 체질에 따라 그 길은 가야 하는 것이 천명이라 생각하오.”

“벼슬길에 오르는 것도 천하사요. 홍익인간이 되지 않소, 왜 꼭 그 길을 가야 하오.”

구대감이 애가 타는 눈빛으로 다시 말했다. 청허선사는 묵묵부답으로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부인이 부탁하는 조로 말했다.

“아들이 고집이 세서 저렇게 마음을 정하면 꿈쩍도 않사옵니다. 대사님이 잘 설득해서 치료를 받고 돌아와서 혼례도 치르고 과거시험도 칠 수 있게 설득을 해 주시오. 내 사례는 단단히 하겠사옵니다.”

구대감이 곁에서 거들었다.

“3대 독자 외아들이 의술의 길을 가면 우리 가문은 어떻게 되겠소. 어릴 때부터 천재라고 소문이 자자하여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장원급제를 해도 여러 번 했을 것이오. 대사님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줄 터이니, 아들의 마음을 좀 돌이키게 도와주시오. 내 부탁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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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허선사는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는 했다.

난세에 벼슬길도 홍익인간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기울어가는 조선의 운세를 보면 그랬다. 강화도령 철종이 막 친정을 했으나 정치의 실권은 안동 김씨 일족이 좌우했다. 탐관오리들은 기성을 부렸고 백성들은 도탄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구자서는 하늘이 낸 천의성이 아닌가.

사사로운 감정으로 하늘의 대의를 저버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두 분의 애타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오. 허나 자서의 운명은 천의성을 따라야만 살 수 있게 되어 있소. 만약 가문의 영화를 누린다면 다시 병이 들어 백약이 무효해질 것이오. 그 점을 대감께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소. 구자서의 선택이 오히려 세상을 구하고 이롭게 할 천명이 될 것이오.”

구대감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천의성이 어떤 의미인지 대략은 알고 있소. 사람을 구하는 별로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는 운명을 타고난 것을 말하지 않소. 천의성이 있으면 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거나 자신이 병이 들어 명의를 만날 행운도 있다고 알고 있소. 그 밖에 내가 모르는 천의성의 의미가 따로 있소?”

“천의성도 종류가 많고 영향력이 각기 다르오. 구자서의 천의성은 세상을 구할 큰 빛이오. 이런 엄청난 천의성을 타고나면 사람을 살리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가게 되어 있소. 반면에 구 대감님이 지닌 천의성은 의술을 공부하고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수준이면 충분하오. 대신에 벼슬길에 올라 나라의 병을 고치는 길이 맞소.”

갑자기 구대감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청허선사를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그런 천의성이 있다는 것을 어찌 아시오?”

“일찍이 그 천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소년 구봉령에게 말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소.”

갑자기 구대감이 벌떡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청허 선사에게 큰 절을 올렸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대사님!! 설마 설마 했지만 정말 그 대사님이 맞군요. 제가 어찌 평생 그 은혜를 잊을 수 있겠사옵니까? 장성해서 대사님을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성도 이름도 모르니, 찾을 수가 없었사옵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옆의 부인에게 다시 말했다.

“이 어르신에게 큰 절을 올리시오. 나를 살리신 분이오. 그때 이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오늘날 나도 당신도 아들 자서도 없었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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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은 얼른 일어나서 큰 절을 올리며 말했다.

“이런 하해와 같은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오리까. 제 남편과 아들을 모두 대사께서 살리셨다니, 어찌 이런 일이요. 너무나 감사하옵니다.”

“어허 두 분이 왜 이러시오. 대감!! 부인~~ 일어나 앉으시지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말했다.

“그때 소년 구봉령이 나를 지극히 따랐지 않소. 자신도 의술을 하겠노라고 해서 내가 천의성을 설명했던 것을 기억하시오? 천의성을 이해하자 의학을 공부하게 해달라고 졸랐지 않소.”

“기억하고 말고요. 정말 신통하기 그지없사옵니다. 그런데 어떻게 대사님은 그때와 변한 것 없이 젊으실 수 있사옵니까? 정말 눈으로 보고도 이해가 되지 않사옵니다.”

"양생을 잘하고 몸과 마음의 기운을 강화하면 어느 순간 늙지 않고 젊어지게 되는 것이오."

“어언 30년도 더 흘렀는데도 그대로 이옵니다. 처음 삿갓을 벗었을 때 잠시 생각은 했사옵니다. 하지만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지요. 닮은 분이라고 생각했나이다.”

“그리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오. 보통 사람들이 어찌 이해를 하겠소. 천년을 사는 귀한 약초를 먹고 양생술을 실행하면 나이를 먹지 않소. 신선사상이 그렇게 귀한 약초와 양생술을 통해 젊어진다는 것 아니겠소. 사실 중국의 신선사상은 한국의 단군 의통이 전래되어 그렇게 나타난 것이오. 인도의 불교가 중국에선 선불교가 되고 선사상이 되었듯 중국인들은 옛날부터 동이족을 늘 따라 했소. 또 귀한 약초는 반도국인 한국에서만 나게 되어 있소. 중국에서는 그런 귀한 약초가 나지 않소.”

"아. 그래서 중국의 의서를 읽어도 귀한 약초가 나와 있지 않았나 보옵니다."

"양생술도 원래 우리 한민족의 단군 의통에서 나온 이론이오. 양생은 몸에 기운을 불어넣는 것을 의미하오. 그래야 몸에 생기가 돌아 치료가 되는 원리인 것이오. 그것도 중국에서 표절해서 사용했을 뿐이오."

"그렇군요. 그러면 중국의 의학도 단군 의통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뜻이온 지요?"

"당연히 그렇소. 고조선의 영토가 중국까지 통치했으니 그건 당연하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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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말했다.

“구대감이 어릴 때 겪었던 그 유전병은 자서와 같은 내림병이오. 내장에 염증이 생기고 섬유증이 심해지며 엄청난 통증이 오지요. 그건 천년을 사는 천강근이 아니면 절대로 고칠 수가 없는 병이라오. 천하의 명의라도 그 약초를 모르면 손도 쓸 수 없는 병이잖소. 오히려 일반 약초의 약을 쓰면 고통이 심해지고 마침내 의식을 잃으며 죽어가는 치명적인 병이오.”

“아. 대사님 기억이 납니다. 저한테 그렇게 말씀을 해 주셨지요. 저는 그 천강근을 찾아 온갖 서책을 뒤지고 명의를 만났지만 아무도 아는 이가 없더이다. 서책에도 없고 아는 이도 없는 약초들이 많았지요. 대사님은 천년 약초를 많이 알고 계셨지요.”

“역시 천재의 가문이라 기억력이 역시 대단하시오. 모든 병에는 특효의 약초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오. 하지만 그것을 찾이 못하면 뿌리치료는 안된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구대감은 이야기를 듣는 중에 부인과 눈을 맞춘 뒤에 천천히 말했다.

“하늘의 뜻이 이러할진대 대사님의 말씀을 따르겠사옵니다. 우리 자서가 만백성을 구하고 홍익인간을 실현한다면 구 씨 가문의 조상님들도 좋아할 것이라 생각되옵니다.”

그의 부인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대감의 뜻을 따르겠습니다만, 병이 나으면 혼례를 올리고 자손을 낳을 수는 있겠지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구대감은 침을 꿀꺽 삼켰다. 후손이 끊기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고통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자서에게 약조를 받아놓겠습니다.”

두 부부는 서로 마주 보며 웃음을 지었다. 부인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대사님이 아니었으면 저의 남편과 자식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을, 앞으로 두고두고 은혜를 갚겠사옵니다. 저는 자서가 후손을 이어 주기만 하면 그것으로 더 바랄 것이 없사옵니다.”

그들의 동의에도 청허선사는 내심으로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훗날 자서가 혼례를 올리고 후손을 보게 하겠다는 약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하려면 자서의 병 뿌리를 다 치료하고 또 귀한 약초를 통해 특효제를 만들어야 했다. 쉽지 않은 약조였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속으로 되뇌었다.

‘하늘이 내린 천의성을 가진 이에게는 하늘이 귀한 약초를 찾게 해 줄 것이야.’

자신의 경험으로 보면 정말 그랬다. 청허선사는 구대감 부부와 얘기를 끝낸 후 구자서와 함께 떠날 준비를 했다. 구자서와 함께 가는 길은 그로서도 쉽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단군 의통의 홍익인간 정신을 가지면 세상에 못 헤쳐갈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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