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체질의학 소설> 일념통천

일념통천(一念通天) 일념을 가지면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도 이룰 수 있다.

by 백승헌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47. 난치병 연구와 만남의 인연


“사부님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사부가 돌연 찾아와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엔 무기력한 상태의 자신 때문인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진 않았다. 평상시의 모습과 어딘지 달라 보였다. 승학의 질문을 받고도 한참 동안이나 가만히 있던 사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음, 자네에게 긴히 할 말이 있네.”

“사부님, 말씀하시지요?”

“나는 앞으로 1년 동안 소백산으로 수행을 하러 떠나 있어야 하네. 예전에 말했던 것처럼 생사가 걸린 운세가 오기 때문일세. 예전에 한번 내가 설명을 해 준 적이 있었잖나.”

승학은 그때의 이야기들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사부님, 알겠습니다. 사조님이 늘 말씀하시기를 ‘악운은 일단 피하고 에너지 흐름을 안정시켜야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시지요.”

“자네도 잘 알고 있으니 이해가 쉽겠구먼. 그렇게 하게나. 일단 여기는 새로운 원장이 와서 관리를 할 것일세. 자네는 여기서 하던 연구를 하며 조용히 지내면 될 것일세.”



사부는 그 말을 하고 나서 눈을 감고 있었다.

뭔가를 생각할 때마다 하는 나름대로의 습관이었다. 승학 역시 한참 동안을 그대로 가만히 묵상을 했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사부가 눈을 뜨는 것을 보고 승학이 말했다.

“사부님이 계시지 않는 동안 제가 이곳을 잘 지키고 있겠습니다.”

“자네는 수행을 깊이 했으니, 잘하리라 믿네. 체질의학의 심오한 의미도 나름대로 궁통 했으리라 믿네.”

궁통은 연구하여 통달하는 것을 의미했다. 한 가지 사물의 표상을 통해 그 본질에 이르는 것을 뜻했다.

“예 잘 알겠습니다. 여기 일은 조금도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십시오.”

"잘 알겠네. 자네는 앞으로 불치병과 난치병 연구에 집중하게나. 사부님이 당부하신 말씀이 그랬어. 앞으로 자네가 28 체질의학의 완성을 위해 반드시 그런 연구를 해야 한다고 하셨어. 병원에서 포기한 만성질환이나 불치병, 난치병 등이 그것일세."

"사부님. 그런 병들을 제가 나중에 고칠 수 있을까요?"

"단군 의통은 남들이 쉽게 고치는 잡병을 위해서 비전 된 것이 아닐세. 남들이 고칠 수 없는 병을 고칠 수 있어야만 단군 의통의 비전이고 세상의 병을 고칠 ‘해인(海印)’이 되는 것이야."



그는 승학의 몸이 걱정되는 듯 당부의 말을 했다.

“자네가 건강하면 걱정이 없겠어. 타고난 체질적 병인으로 상기증이 여전히 남아 있어 조금은 염려가 되네. 밤마다 수행을 게을리하지 말고 정진에 힘써보도록 하게나.”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새로 오는 원장은 내 친구의 아들이네. 순수하고 맑은 성품이니 원만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야. 단 한 가지 문제는 그 원장은 체질의학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네. 문을 닫기가 그래서 여기를 열어놓은 것이니, 경영에는 조금도 신경 써지 말도록 하게나.”

그렇지 않아도 승학은 새로운 원장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체질의학에 대해 잘 모른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지를 생각했다. 승학의 표정을 보며 사부가 이어서 말했다.

“여기는 표면적으로는 평범한 한의원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일세. 자네는 여기 전체를 관리하며 묵묵히 할 일만 하면 되는 거야. 다른 것은 신경 쓸 필요가 없네.”

그는 수선제의 여기저기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알려 주었다. 접수처의 김양과 약재창고의 최 씨에게는 미리 말을 해 놓은 모양이었다. 그는 세심히 수선제의 상황을 알려주다가 잠시 생각난 듯 말했다.

“참 내가 자네에게 한 사람을 부탁해야 할 것 같네. 보국회의 동지이며 친구인 성제도의 딸이네. 아주 귀하게 자랐지만 프랑스 유학을 갔다 와서 깊은 병이 들었다네. 현대의학으로는 난치병이라고 하더군. 도무지 병명을 찾을 수도 없고 증세가 다양하니 그렇다네. 여기 와서 가끔 치료를 받지만 별 차도가 없네. 그녀가 자네를 찾아오면 편히 지내고 가도록 잘 보살피게나.”

“그녀를 제가 어떻게 알아보죠?”

“그녀의 이름은 성유림이라고 하네. 그녀는 신기하게도 여기 황토방에 있으면 몸이 그나마 편안해진다고 하더군. 그녀는 가느다란 몸매에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어. 내가 얘길 해 두고 갈 테니, 자네를 찾아오면 연구를 하게나.”

“사부님도 고치기 힘든 환자의 병을 제가 연구한다고 알겠습니까? 단지 저는 최선을 다해 사부님의 분부를 잘 이행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주게나. 지금까지 보아온 환자 중에서 가장 진단이 복잡하고 치료가 안 되는 케이스야. 내가 연구한 복합체질로는 한계가 있었네. 자네가 28 체질의학으로 연구를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드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내가 유일하게 신경이 쓰이는 환자가 그녀일세. 사회적 활동도 못하고 심각한 공황장애까지 겪고 있지. 유명한 병원은 다 다녔지만 치료가 안 되었어. 나도 열심히 치료해 봤지만 어쩐 일인지 뿌리치료가 안되네.”

“사부님이 못 고칠 정도로 그런 심각한 난치병도 있는지요?”

“많지는 않지만 있다네. 하지만 일념통천(一念通天)한다면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일세. 아마도 나는 그 일념통천이 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네. 아니면 내가 연구한 복합체질의 한계일 수도 있네. 그런데 자네가 단군 의통의 28 체질의학을 완성했으니, 고칠 수 있을 것이라 믿네.”

“사부님은 복합체질을 연구하셨지만 28 체질의학의 뿌리이니, 당연히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진 않네. 내가 연구한 방향과 자네가 연구한 28 체질의학은 미세한 차이가 많다네. 훨씬 더 깊고 정밀하며 다양한 병을 고칠 수 있을 것일세. 사부님이 내게 말씀하셨네. 난치병이나 불치병을 자네가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네.”

승학은 그의 말을 들으면서 번개처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승학이 애타게 기다리던 그녀일 것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승학은 간접적으로 물었다.

“제가 예전에 대나무 숲을 거니는 여성을 두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것으로 미루어 그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맞을 것이야. 그녀는 대나무 숲을 그렇게 좋아하더군.”

승학은 가슴이 저미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사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자네는 그녀가 찾아오면 내 딸을 대하듯 잘해주게. 단 한 가지 조심해야 할 점은 사생활이나 그녀의 집안에 대해선 일절 질문하지 말게. 신경이 예민해서 그런 것을 대단히 싫어한다네. ”

“예. 잘 알겠습니다.”

사부는 승학과의 대화를 하고 난 며칠 후 소백산으로 떠났다. 새로운 원장 오범석은 승학보다 조금 나이가 많았다. 그는 성격이 밝고 활달하며 순수했다. 승학은 그와 원만한 관계를 맺으며 지내게 되었다. 사부가 떠난 빈자리를 크고 넓었지만 생활은 바뀐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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