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체질의학 소설> 격물치지

격물치지(格物致知) : 사물의 이치를 통해 지식을 완전하게 한다는 뜻이다

by 백승헌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84. 약재의 연구는 완벽해야만 효과를 논할 수 있다.


“약재의 부작용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사용할 수 없다고 하셨나요?”

말레이시아 화교 약초꾼이 승학의 원칙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며 반문을 했다. 승학은 말레이시아 자생약초를 연구하기 위해 화교 약초꾼과 자주 만났다. 또 가끔은 함께 산으로 약초를 채취하기 위해 같이 다니기도 했다. 그는 40년 이상을 말레이시아 자생약초만 채취하며 살아온 전문 약초꾼이었다.

말레이시아 자생약초에 대해서는 그가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한 번은 통캇 알리를 약재로 사용하라고 권유했다.

승학은 딱 잘라서 그것은 안된다고 거절했다. 승학은 그에게 그 이유를 말했다.

“완벽하게 부작용이 없는 약재가 아니면 절대 사용하면 안 됩니다. 한국이나 중국 약재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캇 알리가 정력에 좋다고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구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조금이라도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 약재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는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기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구매해서 한국 관광객한테 많이 판매합니다. 다들 좋다고 합니다. 왜 그것이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요?”

“만약 그것이 완벽하게 부작용이 없다면 한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수입판매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렇다면 그런 약재는 배재해야 합니다.”

“통캇 알 리가 사포닌 성분이 인삼보다 6배 이상 높다고 하죠. 그래서 한국의 인삼공사에서 수입금지를 한다고 다른 한국인이 말해주었어요. 그렇지 않나요?”

“그렇다면 유럽은 왜 수입 금지를 시켰을까요? 뭔가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는 뜻입니다.”

통캇 알리는 말레이시아 원주민 언어로 '신의 지팡이'란 뜻의 약재이다. 나무의 뿌리가 지팡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말레이시아에선 예부터 정력제로 많이 사용했다. 또한 혈액순환 촉진과 피부염, 관절염, 당뇨병, 남성 갱년기 증상, 면역개선 치료에도 쓰여 왔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통캇 알리 종류를 나열하며 말했다.

“여기 흔하게 판매하는 하이트 통캇 알리와 레드 통캇 알 리가 있습니다. 이건 조금 약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블랙 통캇 알리나 킹 통캇 알리는 약성이 중화되어 좋다고 합니다. 이건 어떤가요?”

“한국의 체질의학은 조금이라도 독성이 있는 약재는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철칙입니다.”

승학은 단호하게 그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이 아는 약재에 관한 자부심이 강했기 때문에 다시 질문을 했다.

“좋은 약성을 만들기 위해 가끔 독한 약재도 사용해야 하지 않나요?”

“그건 절대로 안 될 일입니다. 체질의학에서 약의 안전성과 완벽한 위생상태, 최고의 약재 엄선은 절대적 원칙입니다.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는 것은 중국이나 한국 약재 중에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처방에 들어가야만 하는 중요한 약재의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그건 완벽한 법제를 합니다. 9번 찌고 9번 말리는 구증구포를 하거나 특수한 가공을 통해 부작용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서양의학의 양약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양약은 약성을 실험하기 위해 마우스와 랫트(Rat) 기니피그 등이 사용됩니다. 큰 동물로는 토끼 개 돼지 원숭이 등도 사용합니다. 이런 실험과정을 거쳐 나온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를 축적합니다. 그렇게 해야 신약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이 있을지라도 신약을 위해 실험을 하는 것은 서양의학의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양약은 절대 복용하지 않습니다.”

"양약의 부작용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감수할 정도가 아니라 심각하기 때문에 아예 복용을 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제약회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731부대 데이터를 가져갔다는 사실은 아시는가요? 당시 살아 있는 사람을 상대로 한 마루타 생체실험의 데이터였습니다. 끔찍한 살상의 마루타 실험이었지요. 그런 저런 생각을 하면 양약의 부작용을 감수할 이유가 없습니다. 한약 특효제는 부작용이 없고 안전하며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감기나 피부병 등은 어떻게 하나요?”

“아시다시피 말레이시아는 바이러스의 천국입니다. 온갖 바이러스와 피부병이 많죠. 한국이나 다른 동남아에는 없는 열감기 같은 것도 끈덕집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약 특효제로 양약보다 더 빠른 효과가 있습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반문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요?”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물의 이치를 깊이 연구하고 이해함으로써 자신의 지식을 성장시키는 학문적 원칙의 뜻입니다. 감기나 피부병 등의 병도 격물치지 하면 특효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별한 약재로 만든 목감기나 일반 감기, 피부병 등은 양약보다 훨씬 치료효과가 빠릅니다.”

“제가 약초꾼으로 40년을 살면서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 정말 가능한가요?”

“두 달 동안 낫지 않던 목감기가 이틀 만에 나은 적이 있습니다. 감기 역시 보통 하루나 이틀이면 낫습니다. 그 증거로 우리 가족은 애나 어른이나 감기 걸려 오래 고생한 적이 없습니다. 감기증상 오면 바로 그 특효제로 하루면 낫습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제가 손자 손녀가 많습니다. 감기특효제를 주시면 한번 실험해 보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드리겠습니다. 다만 실험은 하지 마십시오. 격물치지 해서 만든 특효제는 실험이 필요 없습니다. 사물의 이치를 깊게 연구하면 반드시 효과가 나기 때문입니다.”

그는 반신반의하며 목감기와 열감기, 피부병 등의 특효제를 받아갔다. 그는 내심으로는 믿지 않는 쪽이 많은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말레이시아 목감기나 열감기, 피부병 등은 대부분 잘 낫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승학은 말레이시아 이전 이후 초기엔 심한 고생을 겪었다.

가장 먼저 승학의 가족을 공격한 것은 모기였다. 모기들이 심하게 물어뜯어 잠을 잘 못 잘 정도였다.

한국과 달리 모기가 워낙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은 것도 문제였다.

그다음엔 열감기와 여러 가지 유행성 감기였다. 열감기는 한국이나 다른 동남아에 없는 말레이시아 특유의 바이러스였다. 낮에는 멀쩡하다가 밤만 되면 38도에서 39도까지 열이 오르는 증세가 있었다.

그 증세는 양약이 잘 듣지를 않았다. 잦은 피부 트러블도 고역이었다.

특히 양약을 싫어하는 승학의 가족으로서는 고역이었다.

승학은 가족을 위해 격물치지의 원리로 연구를 했다. 감기와 목감기, 피부병, 뎅기열 등의 특효제는 필수였다. 양약을 싫어하는 유림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유림은 자산이나 아이가 감기에 걸려도 양약은 구입하지 않았다. 승학은 밤을 새워가며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양약보다 더 효과적인 특효제를 만들었다.

생활 질환인 목감기약과 감기약, 피부병, 뎅기열까지 특효제를 준비했던 것이다.



“목감기약과 감기약 등 특효제가 정말 신통하게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화교인 약초꾼이 승학을 찾아와서 말했다.

“다들 효과가 좋다고들 합니다. 직접 복용해보지 않으면 안 믿는 것이 문제일 뿐입니다.”

승학은 그렇게 말하고 그가 데리고 온 소녀를 보았다. 그는 피부병이 심한 손녀를 데리고 왔다. 그 소녀는 긴 팔과 긴 바지를 입고 염증을 숨기고 있었다. 승학이 팔을 걷어보자 피 묻은 붕대가 감겨 있었다.

그는 손녀의 염증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피부염이 너무 심해서 고통을 받고 있어요. 이렇게 심각한 피부병도 고칠 수 있나요?”

“결절성 양진증이라고 원인불명의 피부질환입니다. 만성적으로 진행되며 가려움이 극심합니다. 피부과 연고, 약으로도 쉽게 진정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만성 피부질환입니다.”

“아. 아시고 계시군요. 아토피 피부염과 달리 열감이 올라오지는 않으면서 동그란 구진이 발생합니다. 긁으면 상처가 깊어져서 옷과 이불이 피가 심하게 묻습니다. 이 병을 고치려고 제가 이것저것 좋다는 약초는 다 캐서 먹였습니다만 낫지를 않습니다. 무슨 약초든 좋다고 하면 캐 드릴 터이니, 제발 좀 고쳐주세요.”

“이 결절성 양진증은 여러 번 고친 적이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다만 말레이시아 자생약초 몇 가지를 좀 구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승학이 약초의 이름을 알려주자 그가 다시 한번 놀라며 말했다.

“이 약초는 정말 흔하고 안전합니다. 정말 백 퍼센트 안전한 약초만 사용하시는군요. 그런데 이렇게 흔하면서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재가 효과도 좋은가요?”

“그건 손녀의 피부염이 낫는 것을 보고 알아서 생각하십시오.”

그는 알겠다고 하며 손녀를 데리고 돌아갔다. 마음이 급해서 한시바삐 약초를 구해 오겠다고 하고 간 것이었다. 승학은 나중에 결절성 양진증 특효제로 그 소녀의 피부염을 완치시켰다. 말레이시아 자생약초와 한국의 특효약재와 중국의 약채를 결합한 효과였다.

소녀는 짧은 팔을 입고 나타나서 감사를 표했다.

말레이시아 화교 약초꾼은 안전하고 효과 좋은 약재가 꼭 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았다.

그는 유림과 승학에게 감사를 표하며 좋은 약초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승학은 격물치지로 많은 임상에서 안전하고 좋은 약초가 사람을 살린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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