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起死回生): 죽을 고비에서 다시 살아남을 뜻한다.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87. 생사는 천명이 아니라 의학적 과학으로 정한다.
“이제 앞으로 완전히 회복이 될 수 있겠는가?”
승학의 장모가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승학은 잠시 생각을 했다. 그 사이에 유림이 옆에서 말했다.
“엄마, 이 사람이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회복이 되실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곁에서 유림의 오빠가 말했다.
“이 정도로 의식을 회복한 것만 해도 엄청난 기적이야. 나는 오늘 정말 놀랐어. 유 서방이 대단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옆에서 직접 보고도 못 믿을 정도야. 빨리 수선제로 아버지를 옮겨야 하는 것 아냐?”
승학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형님, 빨리 장인어른을 수선제로 옮겨서 집중치료를 해야 합니다. 오늘 와서 진단해 본 결과 조금만 제가 늦게 와도 위험할 뻔했습니다. 간과 신장의 맥이 극도로 저하되어 한시가 급한 상황입니다.”
승학의 장모가 그 말이 끝나자 말자 빠르게 말했다.
“유철아. 빨리 퇴원절차 알아보고 옮기도록 준비를 해라. 여기 있어봐야 치료하는 것도 없지 않니.”
“예, 엄마 그렇게 해야죠. 빨리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그는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승학과 유림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유림은 애정이 가득 담긴 눈으로 승학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당신이 나를 살리고 또 아빠까지 살리시는군요. 아빠가 기사회생하셨으니, 당신은 정말 좋은 사위가 되셨어요. 너무 감사해요. 당신을 만난 건 천운인 것 같아요.”
그 곁에서 듣고 있던 승학의 장모도 한마디 했다.
“그간 참으로 미안했네. 사실 자네가 유림이를 살린 것만 해도 이미 사윗감으로 충분했다네. 정말 고맙네, 유림이를 살려줘서 고맙고 이 양반까지 살려줘서 너무너무 고맙네.”
유림과 승학의 장모는 서로 눈물을 흘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방긋 거리며 웃고 있었다. 눈을 뜨고 의식은 돌아왔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승학의 장인은 갑자기 손짓을 했다.
“아, 저양반이 기사회생하고 먼저 찾는 것이 손녀들이네. 그동안 간호하고 기도한 나는 뒷전이야.”
승학의 장모가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 애들을 그 앞으로 데리고 갔다. 그는 힘들게 손을 움직여 아이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한 가족이 완전히 상봉한 순간이 그렇게 어느 날 찾아온 것이었다.
그들이 가족의 꽃을 피우는 사이에 유림의 오빠가 의사를 대동하고 병실에 들어왔다.
의사가 체킹을 하고 나서 눈이 휘둥그레진 표정으로 말했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요? 모든 바이탈사인이 정상적인데요. 호흡이나 체온, 심장박동 등이 좋습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절망적이었어요.”
“예. 기사회생하신 것 맞죠?”
유림이 곁에서 웃으며 말했다.
“예, 드물지만 이런 것을 의학적 기적이라고 합니다. 기사회생하신 것 맞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승학의 장모가 말했다.
“이제 공기 맑고 물 좋은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하려고 해요. 병원 퇴원수속 밟고 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조금 더 치료를 해야 합니다.”
유림이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병원에서 특별히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다른 중풍환자들이 그렇게 하듯 빨리 한방치료를 하려고 해요. 저도 이 병원에서 호흡을 못해서 죽어가다가 한의원으로 옮겨서 살아난 적이 있어요.”
“만약 환자 보호자분들의 뜻이 그러하다면 그렇게 해 드리겠습니다. 다만 이다음에 어떤 일이 발생해도 저희 병원에서는 책임이 없습니다. 그건 알고 계시죠?”
“예전에도 똑 같이 그처럼 말씀하셨어요. 잘 알고 있어요. 오늘 밤이라도 빨리 옮길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는 알겠다고 하고 나갔다. 승학은 가만히 지켜보다가 유림에게 말했다.
“사부님께 빨리 연락하고 준비해 주시라고 전화를 해야죠.”
“이미 벌써 다 얘기하고 준비하라고 해서 지금 당장 출발해도 괜찮을 거예요.”
유림은 중간에 밖으로 나가서 모든 준비를 해 두고 있었다.
승학은 유림이 알아서 모든 준비를 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를 느꼈다.
유림의 오빠는 앰뷸런스 대신에 리무진을 준비했다.
승학은 환자의 옆에 앉아서 이동 중에 침 치료를 하며 체크를 하며 갔다. 큰 리무진 차여서 가족 모두가 함께 수선제로 향했다. 승학은 수선제를 가는 길에 깊은 감회를 느꼈다. 자신이 중병에 걸려 그곳에 갔던 기억과 유림과의 사랑, 사부님의 가르침까지 파노라마처럼 눈가를 스쳤다.
환자는 그곳까지 가는 동안 편안하게 갔다. 수선제에 도착해서 예전에 승학이 거주했던 죽청당으로 옮겨서도 상태가 좋았다. 그런데 침대에 눕혔을 때 갑자기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승학의 사부가 그를 진맥 하며 말했다.
“갑자기 신장과 간, 심장의 기운이 떨어져서 호흡곤란이 오고 있는 것 같네. 조금 무리해서 빨리 옮긴 것은 아닌가? 아무래도 환자가 먼 길을 이동하면서 힘이 들었던 것 같아.”
승학이 그를 보며 말했다.
“사부님, 병원에서부터 워낙 신장과 간, 심장의 기운이 떨어져서 급히 옮기신 겁니다. 지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곳에서는 특효제를 먹일 수도 없고 치료를 할 수도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자네가 병원에서 진단하고 그리 판단했으면 그렇겠구나. 알겠네. 빨리 치료를 하시게.”
승학은 침을 놓고 나서 유림에게 말했다.
“당신이 준비한 천황공진단을 아주 잘게 잘라서 입에서 녹여 드시게 하세요. 또 오핵환도 잘게 잘라서 녹여 드시게 하세요. 당신이 복약에 대해서는 전문가라서 안심이 돼요.”
승학의 사부가 유림을 보며 말했다.
“아니, 유림이 그런 연구도 다 한 거야?”
“체질과 음식의 관계나 체질심리, 복약지도 등은 저보다 훨씬 더 전문가입니다. 한국 대학원에서 상담심리 석사학위도 취득하고 미국에서도 여러 세러피 강좌도 듣고 해서 보통 실력이 아닙니다. 저는 이 사람 없으면 난치병 치료는 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승학의 장모가 대화에 끼어들어 말했다.
“아. 그래. 우리 유림이가 자기를 그리 사랑하는 아빠를 살리네. 물론 좋은 사위를 둬서 그렇겠지만 딸도 그런 분야 전문가라니, 우리 집 양반은 참 복도 많은 것 같네.”
그 말을 듣고 모두가 웃었다. 뒤늦게 유림의 오빠 가족들도 모두 수선제에 도착했다. 아이들 학원 때문에 올케언니와 조카들을 데리고 늦게 온 것이었다.
환자의 호흡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유림이 곁에 앉아서 천황공진단을 녹여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오핵환도 녹여 먹게 하고 있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환자의 의식이 또렷해지며 기운을 회복했다.
유림을 비롯한 가족을 보는 그의 눈빛이 그윽하고 애잔하게 느껴졌다. 유림이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아빠, 말씀하지 않으셔도 다 알아요. 빨리 나으셔서 손녀를 안고 좀 데리고 놀아주세요. 저도 육아에서 좀 해방되어 한국에 온 김에 저 사람이랑 맛있는 것도 먹고 놀러도 좀 다닐 수 있게요.”
그러자 옆에 있던 유림의 엄마가 말했다.
“그건 걱정 말아라. 내가 애들 다 볼 테니까 네 아빠 조금 낫거든 좋은데 많이 다니며 데이트해라. 내가 그동안 못 가봐서 늘 마음이 무거웠단다. 이 기회에 점수 좀 따야지, 네 아빠 나으면 나도 너희들 따라서 같이 말레이시아 갈 것이야. 설마 이번에는 반대하지 않겠지. “
그녀는 그 말을 하고 슬쩍 유림의 아빠를 보았다. 그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눈빛을 깜박 깜빡하며 그녀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유림이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아빠 고마워요. 아빠가 완전히 건강해지면 그때 보고 그렇게 할게요. 지금은 아빠 건강이 최우선 이에요. 만약 엄마가 말레이시아 가신다면 그때 아빠도 같이 가시면 되죠.”
유림이 천황공진단과 오핵환을 조금씩 녹여 먹게 해서인지 환자의 상태는 정상이 되었다. 어둡고 침침한 얼굴의 표정이 한층 밝아진 듯했다. 그러나 환자는 피곤한 듯이 스르륵 잠이 들었다.
승학은 유림을 보며 말했다.
“역시 당신의 복약지도나 복약 도우미는 최고네요. 아주 좋아지셨어요. 이젠 아버님이 편하게 쉬실 수 있게 모두 숙소로 돌아가야죠. 당신도 애들 데리고 가서 좀 쉬어요. 내가 틈틈이 와서 지켜보며 치료하면 돼요.”
유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를 데리고 나갔다.
승학도 일단은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서 같이 나갔다.
예전에 유림을 처음 만났던 대나무 숲은 으스름에 둘러싸여 있었다.
근처의 가로등으로 어렴풋이 댓잎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승학은 유림 곁으로 가서 손을 잡으며 한 손으로 대나무 숲을 가리켰다.
둘은 염화미소를 지으며 한 방향으로 눈길을 보냈다. 그 순간 하늘의 무수한 잔별들이 승학과 유림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것 같이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