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인지방(活人之方) : 사람의 목숨을 구하여 주는 방법을 뜻한다.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88. 놀라운 침술의 효과와 기적적인 회복
“자네가 놓은 침술은 보통의 침법과 너무나 다르네. 체질침법을 개발한 건가?”
승학이 침을 놓는 것을 유심히 본 후에 사부가 궁금한 듯 물었다. 그는 승학에게 따로 침술을 가르쳐 주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자신의 사부인 청허선사가 응당히 가르쳐 주었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승학이 침치료 하는 것은 어딘지 특이했다. 자신의 사부가 알려준 전통침과도 거리가 멀었다. 침의 효과가 바로 즉시 나타나는 신효함이 있었다.
승학은 사부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사부님이 그렇게 보실 줄 알았습니다. 황송하게도 침술에서는 단군 의통의 비법을 그대로 전승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연구한 다른 활인지방을 개발했습니다.”
“나의 사부님이나 내가 사용하는 침술과 많이 다른 것을 발견했네. 어떻게 개발을 한 것인가?”
“현대의학에서 연구된 방사통(radiating pain)이나 연관통(referred pai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체질침법에서는 그 개념을 적용하여 구심과 원심의 침술을 구사합니다.”
“방사통과 연관통이 뭔가?”
“방사통은 질환이 발생한 지점과 그 증상인 통증이 나타나는 지점이 다른 것을 말합니다. 같은 신경 분절에 속해있어 통증이 전달되는 상태를 뜻합니다. 연관통은 통증이 있는 자극 부위가 아닌 다른 위치에서 인지되는 통증입니다. 심근 경색으로 인한 협심증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부상 부위인 흉부보다는 목, 왼쪽 어깨, 등 의 왼쪽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물었다.
“그런 경우가 많다는 뜻인가?”
“예, 그렇습니다. 연관통은 아픈 부위의 장기 쪽에서 피부 쪽으로 통증이 투사됩니다. 반면에 방사통은 신경선을 따라 멀찍이 있는 다른 부위에서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병은 이 방사통과 연관통에 해당이 됩니다.”
“그런데 왜 침을 놓자 말자 바로 효과가 나는가? 전통적인 침술에서는 효과가 그리 빠르지 않지 않은가?”
“침술의 핵심은 뇌의 신호전달과 뇌 오작동을 정상작동으로 만드는 기전입니다. 오작동이 교정되면 바로 정상작동이 되며 모든 통증이나 병변이 사라집니다. 그것이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나타납니다.”
“자네가 침을 놓는 것과 환자의 상태가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네. 정말 신기했네.”
“조사님과 사부님이 가르침을 주신 것에 현대의학의 원리를 착안한 것에 불과합니다. 특별한 것보다는 침술의 원리를 과학화했다는 작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건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닐세. 침치료를 하지 말자 효과가 뚜렷하게 난다는 것은 엄청난 것일세.”
“사부님도 언젠가 제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진리는 단순하다고요. 그 침술의 원리가 그리 단순합니다. 물론 가르쳐 주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지만 알고 보면 그렇다는 뜻입니다.”
“그 체질침술의 원리가 단순하다면 안전도도 그리 높다는 것인가?”
“예, 그렇습니다. 사부님, 최고로 안전한 침술입니다. 제가 가장 얇은 침을 사용하여 환자가 통증을 못 느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환자가 통증을 많이 느끼면 효과가 오히려 반감되고 안전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아. 그런가. 이해가 되네, 자네는 참으로 대단한 체질침술을 발견했네, 축하하네.”
그는 승학이 침술로 놀라운 치료효과를 내는 것을 보며 감동을 했었다.
청출어람을 눈으로 확인한 기쁨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약간의 우려도 있었다. 그 침술의 원리와 안전도가 어느 정도 검증되었는지를 알고 싶었던 것이다.
“자네가 여기까지 와서 나를 살려주었네. 너무 감사하네.”
승학의 장인은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처음 의식만 있는 상태에서 침치료와 특효제로 빠르게 뇌가 정상작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치료과정은 놀라웠다. 우측이 완전히 마비되어 못 움직이던 것도 침술로 회복이 되어갔다.
수선제로 옮기고 나서 회복이 되는 과정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본 그는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던 것이다.
유림은 승학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정말 당신은 이번에 사위노릇 톡톡히 하신 거예요. 아빠가 회복되어 너무 기뻐요.”
승학은 오히려 장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제가 더 감사합니다. 장인어른, 저는 사실 유림 씨가 있어 오늘날의 발전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여쁘고 현명한 따님을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덕분입니다. 그간 못 뵈었지만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 말하니, 내가 더욱 미안하네. 타고난 고집 때문에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도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다네. 앞으로 그간 못 만났던 것만큼 자주 만나세.”
그는 승학에게 악수를 청해 손을 잡고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그들 사이에 가로 놓였던 장벽이 무너졌다.
승학은 그 어떤 이유나 상황이든 세월 앞에선 의미가 퇴색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오직 현재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실제 승학은 오직 눈앞의 현실에만 집중했다.
치료에 있어서도 바로 현실적 결과치를 중시했다. 최대한 효과가 빨리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핵심적 가치였다. 그렇기 때문에 승학의 침술이나 특효제는 마치 달로 쏘아 보내는 로켓처럼 정교한 이론과 처방, 치료효과의 속도가 계산되어 있었다. 특효제 하나하나가 마치 핵폭탄처럼 질병을 날려버릴 수 있도록 강력했다.
또 체질침술은 즉각적인 효과가 나는 특효혈을 정확하게 치료했다.
우연히 치료효과가 좋은 케이스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환자들을 치료할 때는 그러한 과학적인 활인지방이 체질에 따라 개별맞춤이 되었다. 그 결과로 치료효과의 효율성이나 속도가 나타나도록 과학화했다.
따라서 승학은 침을 놓을 때마다 생명이 걸린 창술 시합에서 창을 던지듯 그렇게 심혈을 쏟았다.
단 한방의 침이 정확한 부위에 꽂히면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원리가 그랬다.
침을 여러 번 많이 맞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한 번을 치료해도 그 정도로 효과가 확실하게 증명이 되는 것이 핵심적 가치였다. 매회 침을 놓을 때마다 그만큼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었다.
2주가 지나자 승학의 장인은 혼자 대나무 숲을 거닐 정도가 되었다.
이상하게 그 역시 유림처럼 대나무 숲을 좋아했다.
승학은 그를 보며 유림에게 물었다.
“왜 당신과 장인어른은 저렇게 대나무 숲을 좋아할까요?”
그녀는 농담하듯 말했다.
“그건 모르겠어요. 유전적 감성이 유사한 모양이죠.”
의식을 잃고 깨어나지 못하던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는 몸 상태였다.
승학과 유림은 그가 있는 대나무 숲으로 가서 그를 만났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자네의 침술과 특효제로 인해 나는 거의 다 나은 것 같네. 이렇게 빨리 좋아질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네. 그런데 침술과 특효제로 치료받을 때마다 내 몸이 회복되는 것을 느꼈네. 어디서 이런 놀라운 의술을 익혔는가?”
유림이 옆에서 먼저 답변을 했다.
“아빠 이 사람이 다른 한의사와 다른 점은 현대의학을 철저히 공부했다는 점이에요. 그건 현대의학이 축척한 임상데이터나 이론, 원리들을 체질의학과 결합하기 위함이죠. 그래서 뭔가 효과가 다른 거예요.”
“그 말이 맞는 거야. 내가 알던 한의원의 침술과는 뭔가 많이 달라서 의문이었다네.”
승학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장인어른 유림 씨의 말이 맞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것은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장점을 최대한 결합하는 겁니다. 또 서로의 의학이 가진 단점을 최대한 제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 되면 자연히 최고의 체질의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참 내 딸 유림이의 생명을 구해준 것에 감사하네. 내가 치료를 받기 전까지는 자네의 의술에 대해서 잘 몰랐네, 유림이 낫기는 했지만 그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네. 내가 치료받으며 알게 되었네. 자네가 없었다면 유림도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네. 물론 나도 병원에 계속 있었으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야.”
유림이 그 말을 듣고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아빠가 이제라도 그 말씀하시니 너무 감동이에요. 감사해요.”
그들 사이엔 가족이라는 사이클이 더욱 강하게 형성되며 따뜻한 기류가 돌았다. 승학과 유림, 승학의 장인은 약속이나 한 듯이 댓잎이 흔들리는 대나무 숲을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