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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헌 Sep 05. 2024

1. 횡설과 수설의 프레임

글쓰기를 횡설과 수설로 재밌게 풀다.


횡설은 쌍 개념을 서로 수평 관계에 놓고 대비하는 방식이다. 

서로 대립하는 쌍 개념을 대비하는 데 탁월하다. 수설은 쌍 개념을 서로 수직 관계에 놓고 대비하는 방식이다. 쌍 개념 가운데 무엇이 토대적이고 무엇이 그 위에 있는 것인지 보여주는 데 탁월하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말을 조리없게 하는 것을 횡설수설이라고 알고 있다. 말을 수평적으로도 하고 수직적으로 하는 것이라서 보통 사람들은 횡설수설하기가 어렵다.

   

횡설과 수설은 조선 시대 성리학의 두 거두 이황과 율곡의 논쟁으로 유명하다. 

이황의 횡설과 율곡의 수설이 대립하는 개념이다. 퇴계는 리(理)와 기(氣)의 관계를 횡설로 기술하는 프레임이다. 반면 율곡은 리(理)와 기(氣) 쌍 개념의 내용을 다르게 보고 있다. 

리(理)는 일종의 원리에 해당하며, 기(氣)는 그 원리가 실려 있는 프레임이다.   



성리학이 나오면 참 어지럽다. 

초등학교 때 율곡이이의 위인전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내용중에 노승이 날아가는 학을 보며 묻는다.

"저것이 색인가? 공인가?"

초등학생이 색이니 공이니 알 턱이 없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내 기억으로는 율곡이이가 이렇게 답한다. 

"저것은 색도 아니고 공도 아니옵니다."

물론 그 말도 이해가 안되었지만 뭔가 멋진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나는 횡설과 수설을 철학적으로 풀이할 생각은 없다.

지금까지 글쓰기와 다른 방식으로 횡설과 수설의 베트남 생활을 즐기려고 한다. 

때로는 횡설하고 때로는 수설하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브런치에서 쓴 글은 충분히 복잡하고 난해했다. 

나는 앞으로 베트남에서의 생활을 횡설하고 수설하며 즐기고 싶다. 

행복한 생활을 위해선 심각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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