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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헌 Sep 09. 2024

11. 꽃이 매일 피어 날 수 있을까?

매일 꽃이 피어나듯 내 삶에서도 매일 꽃을 피우고 싶다.

 화무는 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에둘러 이르는 뜻이 있다. 

한국에서는 저 말이 맞다. 

꽃이 그리 오래 피지 않으며 계절 따라 꽃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저 말이 맞지 않다. 매일 피는 꽃도 있고 계절과 무관하게 수시로 피어난다. 

나는 베트남에서 매일 피는 꽃을 보며 정말 신기해했다.

아마도 베트남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은 정말? 이냐고 의심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이다. 

나는 집의 정원에 온갖 꽃을 심으면서 매일 피는 꽃과 한 달에 한번 피는 꽃을 잘 배치했다.

꽃은 피고 또 피며 늘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한다. 

온대지방과 아열대 지방의 날씨의 차이만큼이나 극명한 자연현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꽃을 사랑하는 민족 비엣족의 베트남

베트남인들은 정말 꽃을 사랑한다.

일 년에 2번인 베트남 여성의 날과 세계 여성의 날은 길거리에 꽃장수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또 일 년에 한 번인 설 명절, 베트남에서는 뗏이라고 하는 시기는 꽃나무와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붉은 꽃은 흉액을 막아주며 노란 꽃은 돈을 벌게 해주는 상징이다.

특이한 것은 대부분 중요한 날은 붉은 꽃과 노란 꽃만 판매한다는 점이다. 

꽃나무는 일 년을 정성스럽게 가꾸어 뗏 날에 출시가 된다.

길거리나 빈 공터에 빼꼭하게 아름다운 꽃들이 전시되고 판매된다.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아름다운 꽃들이 정말 많다. 평소에도 그들은 꽃 선물을 많이 한다. 

거리마다 꽃집들도 많다. 지금도 우리집앞 500미터 이내에 4개의 꽃가게가 성업중이다. 

나는 그 꽃들을 보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어쩌면 그들의 마음자리가 선량할 거라 생각한다.  

   


혹한의 알래스카나 시베리아, 툰트라 지역과 비교하면 어떨까?

나는 유튜브로 그 얼어붙은 동토의 삶을 자주 본다. 

유목민들의 끊임없는 이동, 엄청난 추위, 꽃을 찾기 힘든 설경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대대손손 터를 잡고 그 땅에서 잘 산다. 그들은 베트남처럼 매일 꽃이 피는 지역이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대다수의 한국인들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말레이시아에 거주할 때엔 인근의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를 많이 여행했다. 하지만 같은 동남아인데도 그들 나라에서는 매일 피는 꽃을 발견하지 못했다.

주택가에 붉은 꽃나무들의 심어져 있거나 길거리 꽃집을 본 적이 별로 없다.     

오직 베트남에서 꽃이 매일 핀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아침마다 꽃들을 보며 인사한다. 

꽃들아 안녕!! 내가 그렇게 인사하면 꽃들은 나를 보고 방긋 웃는다. 내 마음속에 담겨 있는 무수한 꽃의 잔상들이 서로 교류하며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드는 것이다. 

만약 베트남에 오시면 유심히 꽃을 관찰해 보시라.

매일 피어나는 꽃의 신비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매일 꽃이 피어나고 또 피어나는 베트남이 좋다. 

우리 인생도 이처럼 계속 꽃 피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이를 먹을수록 더더욱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또 피우는 꽃나무처럼 그렇게 살면 정말이지 행복할 것 같다.

나는 열대의 터전에 깊숙하게 뿌리박은  꽃처럼 매일 피어나고 또 피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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