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의 검증 26. 그 원인치료가 체질의 실전 치료가 되는 것이네.
“너무나 당연한 일이야. 그러니까, 자네는 앞으로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자서는 안 되는 것일세. 평생 그렇게 공부하며 살아야 할 것이야.”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30세 이후에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네. 그렇게 하지 않고 수행을 어떻게 할 수 있겠나.”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데, 잠을 충분히 자야 건강해진다고 하지 않는가요?”
“나폴레옹은 하루 2시간 수면으로 유명하지 않는가. 깊은 숙면을 하면 2시간으로도 충분하다네. 훈련에 의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일세.”
승문은 잠시 생각하다가 질문을 했다.
“몸이 좋아야만 4시간 정도의 잠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맞는 말이야. 지병이 있는 사람은 긴 시간의 수면을 취해야 하네. 그건 고장 난 차를 장시간 계속 운행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야. 사람은 유전공학적 기계일세. 체질적 결함이 있거나 지병이 있으면 수면을 오래오래 취해야 하는 것이야.”
“체질적 결함이라는 것이 뭔가요?”
“인간은 수십억이 지구에 살고 있지만 제각기 다르다네. 눈코입귀나 체형을 비롯한 성격이나 적성, 재능이 모두 다르지 않는가. 그것 자체가 체질이라네. 그렇게 제각기 다른 특성으로 인해 인간은 체질적 결함을 가지게 되는 것일세.”
“스승님, 그 체질적 결함이 치료의 실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요?”
“침술과 한약의 근본적인 원리가 체질적 밸런스를 잡는 것이네. 만약 체질을 모른다면 기준치가 없는 것이야. 사냥꾼이 활을 들고 사냥할 때 타깃을 발견해야 하지 않는가? 사냥꾼의 활이 치료라고 하면 사냥의 대상인 동물이 타깃일세. 만약 그 동물이 새라면 아무 곳에나 화살이 꽂히면 되네. 하지만 곰이나 호랑이라면 심장에 정확히 화살이 꽂히지 않으면 오히려 사냥꾼이 공격을 당하여 죽을 수 있네. 치료를 할 때 체질을 모르고 증세만 본다면 그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것과 같은 것일세.”
승문은 설명을 듣고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체질의 치료 실전성에 의문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체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진단에 있었다. 체질을 보는 전문가의 관점에 따라 체질진단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또 체질진단이 정확하다고 해도 실전치료에서의 효과 검증을 어떻게 하는가였다. 승문이 그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그가 진지하게 말했다.
“자네의 체질에 대한 의문은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볼 만한 것이네. 체질이 분명히 치료의 실전성이 있지만 그 검증의 편차 때문일세. 보편타당한 체질의 실전치료 효과를 검증해 주었다면 누구나 믿었을 것이네.”
“그렇게 실전치료의 효과가 검증된다면 모두가 수긍하고 신뢰하겠지요.”
그는 승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의 모든 지병이 사라진 것이 실전치료의 효과라네. 침술과 한약에서의 처방은 반드시 체질이라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이네. 서양의학은 증상의 완화와 관리를 치료라고 한다네. 체질이라는 기준 없이 증세만 같으면 같은 주사와 약처방을 내린다네. 그러니 서양의학은 치료율이 20%가 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한의학은 증상보다는 원인치료를 해서 병의 뿌리를 뽑는다네. 그 원인치료가 체질의 실전 치료가 되는 것이네. 그 결과 체질만 정확하다면 한의학은 치료율이 90%를 넘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것이 실전성의 검증이 아니겠는가.”
"이제 이해가 됩니다. 한의학에만 있는 명의라는 말이 치료율이 매우 높다는 뜻이겠지요?"
"한의학에서 각종 암과 난치병을 치료하는 효과는 서양의학보다 월등하게 높다네. 단지 명의라는 탁월한 의술을 지닌 사람이어야만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네. 대부분의 명의들은 체질을 정확히 진단하여 침술과 한약의 처방을 하는 것일세. 그 차이가 명의와 보통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