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로 만들어진 음식 9. 체질에 맞는 음식으로 병을 고치는 거예요.
그들은 약초골에 도착했지만 주거할 곳이 없었다.
미리 준비한 텐트로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밤에 추울 것을 대비해서 침낭도 가져와서 별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씻고 밥을 해 먹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은 급한 대로 돌 아궁이를 만들고 냄비로 밥을 짓기로 했다. 밤엔 랜턴을 사용하면 되지만 배터리가 떨어지면 힘든 상황이 될 것이었다.
산행 중엔 민박했던 노인부부가 준 감자와 옥수수로 허기는 때웠다.
그러나 저녁이 다가오자 허기가 느껴졌다. 찬홍은 급히 땔감을 구하고 근처 계곡 물에 쌀을 씻고 밥 준비를 했다. 반찬은 유경은 가까운 산자락에서 약초들로 만든 된장찌개를 하기로 했다.
의외로 유경은 준비를 잘했다.
찬홍은 그 모습이 신기해서 물어보았다.
“어떻게 이렇게 준비를 잘하지?”
“미리 준비를 했어요. 자연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학습한 거죠.”
그녀의 치밀한 준비 덕분에 캠핑 나온 기분이 들었다.
밥과 약초로 끓인 된장|찌게, 약초나물로 차린 밥상은 호텔식보다 맛있었다.
찬홍은 감탄하며 말했다.
“야. 이거 정말 약밥상이네. 자연 속의 약초나물들로 밥을 먹으니 힘이 샘솟는 느낌이 들어.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밥상은 처음이야.”
“시장이 반찬이라잖아요. 약초로 만든 음식이죠. 체질에 맞는 음식으로 병을 고치는 거예요. 만성질환은 체질식을 하는 것이 기본이죠. 앞으로 무슨 음식이나 약초, 약차를 마셔도 체질을 기준으로 해야 되요.”
산골은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이른 저녁을 먹었다.
찬홍은 약초골로 오는 내내 엄청난 고통을 잊었다. 비록 말은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허덕였고 온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그런데 저녁을 먹고 나서는 몸이 가뿐해졌다.
“자기 몸이 많이 가볍지 않아요?”
“정말 그래. 정말 편하고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완전히 머리가 맑은 느낌이야.”
유경은 씩 웃으며 말했다.
“체질에 맞는 음식으로 병을 고치고 있어요. 몸의 화학적 밸런스를 잘 맞추었어요. 이젠 침술과 약초치료를 해야죠. 침술과 약초는 조상 3대의 선업을 쌓은 사람만 받을 수 있다고 해요. 감사해하며 받아요.”
찬홍은 대답대신에 그녀를 안았다.
오랜만에 그녀를 향한 열정이 온몸에서 꿈틀거렸다.
“사실 나 최근 몇 개월 동안 바쁘고 극도로 피곤했어. 몸 자체가 정전이 된 것처럼 별 욕망이 없었어. 그런데 왜 여기서 열정이 다시 타오르지? 너무 사랑을 나누고 싶어. 나 어떻게 하지?”
그녀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몸이 그리 피곤한데도 그런 열정이 끓어요? 오늘은 안돼요. 일단 치료하고 내가 준비한 특효제를 먹으며 쉬어야 해요. 앞으로 1달까지는 참아 보세요. 그 후에 정 힘들면 도와 드릴게요.”
그녀는 단호한 표정을 짓고 말하며 그에게 암특효제인 C 큐링스를 먼저 먹였다. 그다음엔 억지로 텐트 안에 눕히고 침을 놓기 시작했다. 그러자 찬홍의 몸이 봄날 햇살에 얼음이 녹듯 스르르 풀렸다.
“온몸에 피가 도는 느낌이 들어. 왜 이리 기분이 아늑하고 좋은 거야. 침을 맞으면서 이런 느낌은 처음이야.”
“맥산침법이에요. 아주 효과가 빠르고 좋아요.”
그는 유경의 그 말이 음악처럼 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다음 순간 바로 잠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마치 최면을 받은 것처럼 빠르게 수면 상태에 들어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