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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난치병 치료와 의료봉사

귀한 약초 34. 천리밖 환자도 달려오고 해외에서도 찾아온다고 하셨어요.

by 백승헌

유경은 약초골 근처의 작은 읍내에 맥산 한의원을 오픈했다.

주변의 산수가 수려하고 소담한 공간이었다. 그곳은 인구도 작았고 주로 노인층이 많이 거주했다. 유경은 의료봉사의 개념으로 진료를 하기로 했다.

절친한 친구 한의사인 화진과 함께였다. 유경이 월화수 3일 만을 진료하고 나머지는 그녀가 맡았다. 찬홍과 함께 하려는 배려였다.

찬홍은 처음에는 반대했다. 하지만 그녀의 강경한 뜻을 꺾을 수가 없었다.

찬홍은 고민하다가 동의하며 농담하듯 말했다.

“자기가 그리 원하면 나는 약초꾼이 될게. 난치병을 치료하는 온갖 좋은 약초를 캐서 가져다줄게. 전부 무료로 줄 테니까, 나 밥 굶기면 안 돼.”


그녀는 정색을 하며 말했다.

“그래요. 절대 그런 일은 없어요.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병이 나면 약초도 반드시 자란다고 했어요. 귀한 약초가 있으면 천리 밖의 환자도 달려오고 해외에서도 찾아온다고 하셨어요. 정말 그럴 거예요. 할아버지 계셨을 때, 저기 제주도 골짜기에서도 환자가 찾아오셨어요.”

“정말 그래? 약초의 힘이 그 정도로 강한 거야?”

“발 없는 난초향이 천리를 간다는 말 못 들었어요? 귀한 약초는 어딘가에 있을 병자의 증세와 연결되어 있는 거야. 천리 밖에서도 찾아올 거예요.”

한의원을 오픈하는 날, 화진은 유경에게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나야 청정지역에서 살아서 좋지만 너는 힘들 것 같은데. 여기까지 환자가 오겠어?”

“상관없어. 나는 찬홍 씨와 같이 있는 것이 중요해. 여긴 의료봉사의 개념으로 경영을 할 거야. 너는 목, 금, 토일에만 여기서 진료를 하면 돼. 나머지 시간은 공부하고 연구해. 여기 강원도는 정말 살기가 좋아. 만족할 거야.”

“알았어. 그런 것 같아. 나도 여기가 마음에 들어.”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너한테 맥산침법과 맥산체질의학, 맥산처방을 알려줄게. 어디 가서 돈 주고도 못 배울 소중한 가르침인 것을 알아야 해.”

“알았어. 나도 네가 침 치료할 때마다 매번 기적을 보여서 놀라곤 했어. 그것을 알려준다면 사실 나 월급 안 받아도 돼. 너무 소중한 거잖아.”


찬홍은 매주 금요일에 유경과 함께 약초골로 갔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여러 차례 다니자 이골이 났다. 전문 산악인 못지않은 실력이 되어 갔다. 맨 처음 그곳을 갔을 때는 수없이 쉬고 또 쉬며 갔다. 최소 12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매주 반복해서 오가는 중에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조금 험한 길을 가로질러 가서 빠르게 약초골에 도착했다. 유경은 가끔 엄살을 부렸다.

자기가 슈퍼맨 약초꾼이 되는 바람에 내가 힘들어요. 좀 천천히 가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 역시 산타기를 즐겼다. 그 생활을 통해서 그 둘은 약초의 세계에 더 깊이 매료되어 갔다. 진귀한 약초를 발견하고 약 처방을 해서 많은 환자들을 고쳤다.

그러자 그 작은 읍내의 한의원에 예약환자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약초가 나면 환자들이 찾아온다’는 말은 진짜였다. 어떻게 알았는지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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