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의 성분 35. 염증의 세포조직에 침투하여 암세포를 파괴한다네.
유경이 진료를 하고 나서 처음 두 달간은 조용했다.
허리나 관절 통증이 있는 어르신들이 한 번씩 오가곤 했다. 유경은 그들을 정성껏 치료해 주었다. 그것도 65세 이상의 노인에겐 무료 의료봉사를 했다. 시골의 작은 읍내에서는 대부분이 연로해서 무료였다. 가끔 화진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루 종일 무료 진료만 해서 내가 나중에 월급을 어떻게 받아?”
“괜찮아. 무료 진료를 많이 하면 덕이 쌓여 더 좋은 거야. 새옹지마가 될 수도 있어.”
“그럴 수도 있을까? 그런데 여긴 완전 무료 의료봉사하는 보건소 같아.”
“대신에 맥산침법 공부하기는 좋잖아. 열심히 침술을 익혀.”
유경이 그렇게 화진을 달래곤 했다.
그런데 세 달째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먼 곳에서 환자들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먼 곳까지 어떻게 알고 왔는지 모를 일이었다.
“여기서 10년 먹은 역류성 식도염이 낫다고 해서 왔어요.”
그 말을 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 만성위염과 위하수, 대장염까지 소화기질환 환자들이 줄을 지어 찾아왔다. 찬홍은 처음에는 놀라워했지만 나중엔 힘들어했다.
“내가 약재를 아무리 캐어도 모자라겠어. 약 주문이 너무 많아.”
“그러면 약재를 주문해서 지을까요? 여기 약초골 약초가 효과가 좋긴 한데, 자기 혼자서는 역부족 일 것 같아요.”
“안 돼. 그럴 수는 없어. 화강암의 기운을 받은 약초라야 효과가 좋아. 그 흔한 중국산으로 효과를 만들어내긴 힘들잖아.”
찬홍은 산 약초와 들 약초도 캐기 시작했다.
약산도사가 알려주는 신비한 들 약초의 효과도 배웠기 때문이었다. 위장에 좋은 들약초는 씀바귀와 이질풀, 부추 등이었다.
약재로서는 예덕나무를 귀하게 사용했다.
가끔씩 가난한 사람들에겐 한방해독약차를 권했다.
약차로 독소를 해독하여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들에겐 처방을 적어주고 들에서 약초를 구해서 끓여 먹게 했다. 그러나 수많은 환자들이 병이 나았다. 그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갔다. 병이 나은 환자들이 홍보대사를 하는 바람에 소문이 급속하게 전파되었다.
한 번은 당뇨병과 고혈압이 심한 환자가 말기위암으로 찾아왔다.
유경은 그를 위해 씀바귀탕을 만들어 저렴하게 주었다. 병원에서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절망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그는 씀바귀탕을 복용한 지 3개월 후에 암세포가 정상세포로 전환되었다. 약산거사는 그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했다.
“씀바귀에 들어 있는 약효성분이 염증의 세포조직에 침투하네. 그러면 암세포가 파괴되며 미토콘드리아가 재가동되어 정상세포가 생성이 되는 거야.”
유경이 고개를 저으며 다시 확인하듯 물었다.
“그것이 정말 가능한가요?”
“항염작용과 항균작용이 같이 이루어지는 성분이 함유되어 그렇지. 이 씀바귀탕은 위염과 대장염 등 온갖 소화기 질환을 고칠 수 있는 명약인 게야.”
"그 흔한 씀바귀가 약이 된다는 거죠?"
"흔한 병들을 치료하는 약재는 흔한 약초나 약재야. 병이 있다는 것은 약초도 있다는 것을 뜻하는 거네. 예를 들면, 암이 늘어나면 그만큼 암치료하는 약초나 약재도 많아진다는 뜻일세. 단지 체질에 맞으며 증상치료에 적합한 처방을 얼마나 잘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네."
유경이 약산거사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의학의 출발점이 약초라는 것을 실감하네요. 약초의 신이 된 자기를 통해 의학을 새롭게 이해하고 배우는 것 같아요."
그 둘을 바라보는 찬홍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말을 하지 않아도 그들 사이에 흐르는 깊은 감정의 강물이 도도하게 흘렀다. 그들은 언어가 끊어진 자리에 서로의 애정의 파동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