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사주와 체질의 경락과 침술

맥산침법의 원리 19. 사주와 체질의 경락과 침술이 더했습니다

by 백승헌

청산거사는 승원의 연구에 크게 감명받은 듯했다.

승원은 체질에서의 경락과 침술에 관한 연구를 설명했다.

“의역동원의 원리로 보면 당연히 체질에서 경락과 침술이 나옵니다.”

청산거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듯 되물었다.

“그것도 발견했다는 것이야?”

“예 그렇습니다. 체질이라는 개념은 경락과 신경, 호르몬, 혈관, 진액 등이 포함됩니다. 그것을 알지 못하면 체질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건 어째서 그런가?”

“동무 이제마 선생님의 사상체질은 현대의학의 관점에서는 의학이론의 조건이 부족합니다. 사상체질로 약과 음식을 구분했지만 정확한 논리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체질이라고 하면 현대의학으로 호환할 수 있는 정도의 이론이 구비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맞는 말이야. 사상체질의 논리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 또 무엇이 있던가?”

“사상체질에는 두뇌이론이 없고 경락과 침술이 없습니다. 또 호르몬, 신경학, 근육학, 진액 등의 이론이 없습니다. 기본적 의학이론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자네가 발견한 의역동원의 체질이론에는 그 모든 것이 다 있는가?”

“당연합니다. 경락을 알아야 한약과 침술 처방을 할 수 있습니다. 경락체계를 모른다면 과녁 없이 화살을 쏘는 것과 같습니다. 경락이 있어야 신경과 호르몬, 혈관, 진액의 관계가 규명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맞는 말이야. 들을수록 자네가 신기한 발견을 한 것 같네. 내가 135년을 살아오며 이러한 발견을 한 제자는 자네가 처음이야. 하늘이 낸 현묘한 이론일세.”

승원은 깜짝 놀랐다.

그가 흰 수염을 길렀지만 몸상태로 보면 50대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135세라니, 기절초풍할 일이었다. 승원은 그를 보며 말했다.

“스승님이 135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연세를 드시고도 기력이 넘쳐나고 젊어 보이시는지요?

“자고로 신선술은 젊어지는 비법을 의미하네. 나는 신선술 중에서 한약과 침술로 젊어지고 원하는 수명만큼 살 수 있는 능력을 터득했네. 그건 자네도 할 수 있을 것이야.”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지금부터 나의 체질을 진단하고 침을 놓고 한약 처방을 내려 주게나. 실전을 확인해야 비로소 의술의 경지를 알 수 있지 않겠나.”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내가 말한 것은 이론적으로 설명하지 말고 실전으로 침술치료를 하고 약초를 구해서 한약처방대로 약을 달려 주게. 실전 효과를 통해 검증해 주겠네.”

그는 그렇게 말하고 그 자리에 덜렁 팔자로 누웠다. 승원은 그를 진단하고 맥산침법을 놓았다. 정확한 경혈을 찾아서 신중하게 놓았다.

침을 놓고 난 후 약 20분이 흘렀다. 승원은 시험결과를 기다리는 듯 초조한 마음이 되었다.

그는 눈을 감고 미동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청산거사는 30분쯤 되어서 눈을 떴다.

그는 누운 상태로 스트레칭을 하듯 몸을 이리저리 뒤틀었다. 다리를 들기도 하고 손을 위로 올리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벌떡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거참, 참으로 신기한 침술이야. 내가 알려준 맥산침법에 체질적 경락을 더한 것인가? 그 짧은 순간, 내 몸이 어린아이 몸처럼 가벼워졌네. 어떻게 한 것인가?”

“스승님의 맥산침법의 원리에 사주와 체질의 경락과 침술을 더했습니다. 기혈순환이 어떻게 흐르던가요?”

“머리에서 발끝까지가 활혈관통하는 느낌이야. 막힌 도로를 교통순찰차가 뚫고 가듯 기혈순환이 되었어. 나쁜 사기는 대장으로 빠져나가고 뇌와 심장으로 정기가 모여들었네. 내가 살면서 침술로 이런 효과를 본 것은 처음일세.”

그는 승원의 손을 잡으며 말을 이었다.

“자네의 의역동원이 놀랍네. 체질과 침술은 완전 합격일세. 내일은 자네가 만들어주는 한약을 한번 먹어보고 싶네.”

승원의 가슴은 미세하게 떨려왔다. 칭찬에 인색한 그의 표정과 말로 보면 파격적이었다.

그는 진심으로 의역동원의 체질이론을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날 밤 승원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단 하루 만에 매우 특별한 그의 체질에 맞는 한약을 만들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보통 사람은 하루면 족했다.

하지만 그는 135세의 특별한 체질이었다. 황제내경에 나오는 음양화평지인 체질이었다. 그런 특별한 체질은 보통의 약초로 효과를 내기 힘들었다.

기본적으로 산의 7부 능선이며 풍(바람)과 수(물)가 풍부한 곳이어야 했다.

평소에 채집해 놓은 약초로는 어림도 없었다. 스승 청산거사도 그런 사실을 잘 알 것이었다. 그래서 약을 만드는 시간을 하루만 준 것이었다.

승원은 그의 말을 거역하거나 시간을 늦춘 적이 없었다. 어떤 공부를 시키거나 과제를 주어도 반드시 지켰다. 이번에도 그래야 할 것이었다.


승원은 새벽 4시에 조용히 일어나서 약초골로 향했다.

희귀한 약초가 난다는 산의 7부 능선으로 가야 해서 빨리 출발했다. 밝은 어두웠지만 온갖 새소리가 자연의 오케스트라처럼 들렸다.

공기 역시 너무나 맑아서 온몸에서 힘이 느껴졌다.

새벽의 이슬방울이 옷깃에 젖었지만 정신을 집중하고 걸었다. 승원은 해가 뜰 때 즈음 그곳에 도착해서 약초를 찾았다.

승원은 평소 발견해 놓은 곳에서 약초를 캤다. 그다음에는 희귀 약초를 캐러 다녔다.

산은 험했지만 정오가 되기 전에 야초를 캐서 다시 청룡동굴로 향했다.

동굴 앞 넓적 바위엔 청산거사가 앉아 좌정하고 있었다. 승원은 조용히 그의 곁을 지나서 한약처방으로 약을 지었다. 산속의 소나무 가지로만 약을 지어야 했기 때문에 정성을 다했다. 오후 늦게 해가 지기 전에야 한약이 완성되었다.

그는 청산거사에게 탕약을 올렸다.

“정성이 가득한 한약이라 기대가 되네. 수고했네.”

그는 그 말을 하며 한약을 들이켰다. 그 순간은 짧았지만 시계가 멈춘 듯 길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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