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의 원리 16. 태양계의 7 행성과 지구역학의 관계를 정립한 이론이야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승원은 완전한 변화를 느꼈다.
상기증을 비롯한 축농증과 피부병, 소화불량 등의 모든 증세가 사라졌다. 머리가 맑아서 한번 본 책은 그대로 외웠다. 마치 신비한 약을 먹고 환골탈태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은 그 효과를 의심했다. 하지만 몸의 상태는 정직했다.
잠을 3시간만 자도 거뜬했고 산을 빠르게 타고 내렸다.
한 번은 시내로 가서 석유 한통을 짊어지고 돌아왔다. 평소 2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였다.
하지만 시간을 재본 결과 깜짝 놀랐다. 불과 30분 만에 그 오르막 산을 오른 것이었다.
승원은 청산거사에게 물어보았다.
“선생님, 어떻게 제가 30분 만에 여기를 올 수 있지요?”
“그거야 자네의 몸이 완전해져서 부분적 순간이동을 해서 그런 거야.”
“축지법을 했다는 뜻인가요?”
“그렇지. 완전하지는 않지만 부분적으로는 그런 거야.”
너무나 놀라운 말이었다. 전설처럼 들려오는 축지법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축지법이 정말 가능한가요?”
“당연하다네. 나도 가끔 여기서 오전에 강원도 태백산까지 갔다가 오후에 돌아오곤 하잖는가. 저번에 가져온 장생도라지나 산삼은 그곳에서 가져온 거야.”
믿기지는 않았지만 놀라운 초현실적 경험이었다.
승원은 꿈과 현실의 경계선에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사주와 한약, 침술의 가르침은 엄격했다.
승원은 매일 쓰디쓴 약초를 씹었고 달여서 마셨다. 또 스스로 온몸에 멍이 들도록 침을 맞았다. 많이 맞을 때는 365혈 전부를 맞기도 했다. 등이나 손에 닿지 않는 부분은 청산거사가 놓아주었다. 굵은 침을 맞아서 몸이 성한 데가 없었다.
때로는 청산거사에게 침을 놓아주기도 했다. 한 번은 그가 침을 맞으며 말했다.
“자네의 경혈 과녁 점수가 이제 거의 경지에 달했네.”
“그것이 무슨 뜻인지요?”
“경혈은 양궁의 과녁과 같다네. 침을 놓을 때마다 점수가 있다네. 만약 10점짜리 과녁에 침을 놓으면 통증은 전혀 없다네. 좌우로 염전해도 통증이 느껴지지 않지. 그러나 과녁에 3점이나 4점짜리에 놓으면 통증이 극심하다네. 침술의 경지에 오른 대가는 환자 치료를 할 때, 침통증을 절대 느끼지 않게 한다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승원이 놓은 침을 좌우로 염전했다.
어떤 부위는 통증이 없고 깊이 들어갔다. 그러나 어떤 부위는 통증이 있고 깊이 들어가지 못했다.
“침술은 무술이야. 정확한 경혈 과녁에 적중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네. 그런데도 수많은 침술사는 과녁 적중률이 낮아서 환자가 통증을 느끼게 하는 거야. 자네의 온몸에 그렇게 많은 침을 놓은 이유는 경혈 과녁 훈련을 겸한 것이야.”
“아. 제가 경혈 과녁에 침을 많이 놓아서 이젠 적중률이 높은 거군요.”
“맞아. 그간 약초를 먹은 것도 그런 훈련이야. 자네의 사주를 보고 체질을 알고 그에 맞는 약초를 찾아내고 그 약초들의 처방으로 약효를 확인한 거야.”
“아. 그래서 매일 약초와 한약을 먹게 한 것이군요. 사주와 체질, 한약, 침술의 관계는 훈련을 통해서 처방을 규격화하고 정량화해야 하는 것이야. 자네는 그 과정을 잘 배워서 이젠 어느 경지에 도달한 거야.”
“이제 이해가 됩니다. 그 훈련 덕분에 저의 모든 지병이 나아진 거군요. 자네도 알다시피 자네의 명은 20대와 40대, 60대에 꺾이는 시기가 있네. 그것을 모두 이겨내는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일세. 자네는 그 역경을 통해서 단단해지며 앞으로 의역동원을 세상에 펼칠 것일세. 많은 사람을 구하게나.”
승원은 벌떡 일어나서 넙죽 절하며 말했다.
“선생님, 이 은혜 백골난망입니다. 절대 잊지 않고 보은 하겠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네. 자네도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베풀어주면 되는 거야. 나는 그간 여기서 잘 지냈어. 그것이 수업료일세. 자네 같은 제자를 만나게 되어 나는 행복하다네.”
그는 그 말을 하며 승원을 보며 말했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들러서 공부를 점검하겠네. 특히 사주와 체질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립하도록 하게. 자네는 신학문을 배웠고 과학과 양자역학을 두로 공부하였을 것이야. 그러니, 사주와 체질의 관계를 파고들면 놀라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야.”
"사주와 체질의 관계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사주는 태양계의 7 행성과 지구역학의 관계를 정립한 이론이야. 단순히 음양오행론을 보기 위함이 아닐세. 사주는 천문학이며 체질의 핵심원리를 담고 있다네. 그래서 사주를 보고 운세를 예측하거나 운명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네. 단지 사주는 천재가 30년을 공부해야 겨우 뚫을 수 있는 난해한 학문일세. 아무나 사주를 공부하거나 운명을 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 사주로 운명을 논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게."
"사주와 체질의 관계가 그러하다면 열심히 연구해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행상을 꾸린 다음에 떠났다. 그는 역시 구름처럼 바람처럼, 떠다니는 청산거사였다. 그가 간 자리엔 한줄기 바람이 외롭게 불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