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청산거사와 의역동원의 전수

의역동원의 훈련 14. 한약처방을 보이고 침치료도 내 앞에서 직접 하게나

by 백승헌

그들은 산행을 한 후에 동굴로 돌아왔다.

승원은 그를 따라다니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힘없는 노인으로 찾아왔지만 어느덧 거대한 산이 되어 있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서 승원은 그에게 제자의 예를 올렸다.

그가 승원을 보며 말했다.

“나는 바람처럼 구름처럼 사는 사람일세. 청산이 되어 살고 있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청산거사라고 하네. 이제 자네는 나의 마지막 제자가 될 것이야. “

그의 말을 듣고서야 청산거사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승학이 입산수도 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청송선생님은 혼자 말처럼 말했다.

“자네가 운이 닿는다면 청산거사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야. 그는 물처럼 바람처럼 청산을 주유하며 산다고 하는 전설 같은 인물이야.”

당시 승원은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운이 닿는다는 말은 불확정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우연이란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 탓이기도 했다.


“자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제야 생각을 멈춘 승학이 말했다.

“어르신의 성함은 저의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네 선생의 성함이 어떻게 되는가?”

“청송 선생님이십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아. 관상공부를 좋아하는 청송이 말인가? 그 녀석이 한때 나를 따라다닌 적이 있었어. 한데 여색을 밝혀서 내가 제자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네. 참 그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지.”

승원은 당시 50대의 청송 선생님을 어린애처럼 말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렇다면 이 청산거사는 나이가 얼마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는 승학의 생각을 읽은 듯 말했다.

“100세가 넘으면 나이에 관심이 없어진다네. 구태여 생각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자네도 100세 이상 살 것이야. 산의 정기를 품은 한약을 복용하고 침술을 연구하면 자연히 몸의 상태는 음양화평지인으로 간다네. 당연히 수명장수하고 늙지도 않는다네.”


“그런 것이 가능하신지요?”

“의역동원을 연구해서 스스로 한약을 지어 복용하고 침치료를 하며 연구하게. 온몸에 침자국이 다 나고 수없이 반복해서 침을 몸에 꽂아야 하네. 환자를 치료하기 이전에 자네 몸에서 침술의 정수를 깨달아야 한다는 뜻이야. 앞으로 그렇게 하게나.”

“그럼 오늘부터 한약을 복용하고 침치료를 하겠습니다.”

“의역동원의 훈련을 위해서 한약처방을 보이고 침치료도 내 앞에서 직접 하게나. 단, 처방의 원리가 명확해야 하네. 의학동원의 원리에 정확히 부합해야 한다는 말일세. 특히 주역의 쾌상으로 처방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공부하게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주역쾌상이 필수적인 것이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승원은 진심으로 그를 모셨고 그가 지도하는 그대로 따랐다.

매일 약초를 캐어 한약을 달여 복용했고 온몸에 멍이 들도록 침술을 연마했다. 그것은 무술을 수련하는 것과 같았다. 몸에 멍이 드는 경우도 많았고 통증도 심했다.


그가 준 침은 굵었고 아팠다.

일반인들은 아파서 맞지 못할 통증이었다. 그러나 승원은 그런 것을 참고 또 참으며 맞았다.

그는 승원이 통증을 참는 것을 보며 말했다.

“자네가 통증을 느끼는 것은 올바른 혈자리를 못 찾았기 때문일세. 침이 굵고 길다고 해서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닐세. 자네가 무술연마를 하듯 매일 침치료를 해서 아프지 않은 단계까지 가야 침술의 기본을 익힌 것일세. 환자가 통증을 느끼면 그건 침술이 부족함을 알아야 하네. 어떤 경우에도 환자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병사를 이겨내도록 해야 한다네.”

승원은 그의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로는 전혀 통증이 없었고 몸에서 힘이 용솟음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승원은 자신이 산속에서 비급의 무술연마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 약초를 캐어와서 달여 마시는 한약은 마치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한약연구소에서 임상실험하는 것 같았다. 의학동원의 원리를 깨닫는 과정은 그렇게 순탄하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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