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상주역으로 선견지명을 읽는다
카메라가 보는 앵글은 카메라맨만이 알 수 있다. 그러나 괘상주역으로 작괘를 하면 그 의미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한 이미지는 무슨 괘상일까?
‘통찰(洞察)’이란, 보이는 현상 너머의 본질을 읽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천(天)·지(地)·인(人) 사이에 흐르는 기운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 흐름의 방향을 예측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주역』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괘상(卦象)이라는 상징적 형상으로 표현한다. 괘상은 자연의 변화 패턴을 형상화한 것으로, 한의학에서는 오행(木·火·土·金·水)의 원리를 통하여 인체 장부와 기운의 흐름을 설명한다. 통찰의 출발점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단절된 사건이 아니라, 지속되는 흐름의 일부이다”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주역』에서 말하는 ‘상(象)’은 “관상하여 이치를 안다(觀象以知化)”라는 구절처럼, 변화를 상징하는 괘상을 통해 그 이치를 깨닫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체질의학적으로 볼 때, 인체에 나타나는 증상은 단순한 병리적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기운의 정체, 순환, 조화의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위장의 냉증이나 신장의 지체는 단순히 위장병이나 신장병의 문제가 아니라, 음양과 기(氣)의 순환이 막힌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언급된 “화수미제(火水未濟)의 괘는 불과 물이 섞이지 못한 상태, 즉 심장과 신장의 소통이 단절된 상태”라는 해석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따라서 리더나 치료자에게 통찰이란, 원활히 흘러야 할 흐름이 어디서 막히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직관(Intuition)’이란 논리적 분석을 초월한 인식의 작용이다. 이는 체화된 경험이 신체와 정신 사이에서 반응을 일으켜, “지금은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감각으로 나타나는 능력이다. 체질과 기운의 흐름을 읽는 한의학적 감각과, 괘상을 통해 변화를 해석하는 주역의 감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상통한다.
체질의학에서 체질은 개인이 선천적으로 지닌 기운의 구조와 성향을 뜻한다. 예를 들어, 태양인형과 소음인형이라는 구분은 각각 건(乾)의 기운이 강한 사람과 곤(坤)의 기운이 강한 사람을 비유한 것이다. 머리로 양기가 치솟는 건기운의 사람은 직관이 빠르게 작동할 가능성이 높으며, 반대로 하체 중심으로 기운이 내려가고 위장이 약한 곤기운의 사람은 직관이 다른 방식으로 발현된다.
체질별 기운의 흐름을 파악하면, 직관의 신뢰도와 적용 방식이 달라진다. 건기운이 강한 사람은 머리에서 위로 오르는 양적 기운으로 인해 미래나 큰 흐름을 미리 감지하는 직관이 빠르며, 곤기운이 강한 사람은 땅의 기운을 따라 내부 변화나 세부 조정에 민감한 직관이 발달한다. 주역의 괘상 또한 하늘(乾)과 땅(坤)의 위치, 음양의 배치를 통해 이러한 흐름의 특성을 드러낸다. 결과적으로 직관은 “이대로 가면 어디서 막히겠다” 혹은 “이 흐름을 타면 확장되겠다”와 같은 판단의 형태로 작동한다.
‘리더십(Leadership)’은 통찰과 직관이 결합하여 하나의 흐름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이는 조직, 공동체, 혹은 개인의 삶에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언제 전환해야 하는가”,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하는가”를 결정하고 실천하는 과정이다.
주역의 괘상과 체질의학의 기운 개념으로 이를 비유하면, “건곤이 교합하면 만물이 통한다(乾坤交而萬物通)”는 구절과 같다. 하늘의 양(乾)과 땅의 음(坤)이 교합할 때 변화와 순환이 이루어진다. 리더십 또한 이와 같다. 즉, 위(비전)와 아래(실행), 안(내면)과 밖(관계), 동(動)과 정(靜)의 조화가 이루어질 때 조직이 살아난다. 단순하게 이끄는 것이 아니라 몹시 치밀한 구조적 받침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체질의학적으로 볼 때, 인체의 기운이 위로 치우치거나 아래로 가라앉으면 불균형이 생긴다. 리더가 중심을 잃으면 조직의 기운 또한 한쪽으로 기울게 된다. 위 사례에서의 환자는 곤기운이 지배적이었으며, 스스로 리더가 아니라 흐름에 휩쓸리는 존재로 있었다. 치료자이자 리더의 역할은 그를 중심적 흐름으로 되돌려 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리더십이란 통찰로 흐름을 인식하고, 직관으로 방향을 설정하며, 실행을 통해 조직(또는 신체)의 기운을 조화롭게 순환시키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리더는 괘상의 지형을 읽는 자(통찰)이며, 체질과 기운의 상태에서 가능성과 위험을 감지하는 자(직관), 그리고 실제로 막힌 흐름을 풀어 순환하게 만드는 실행자이다.
50대 초반의 베트남 남성이 만성 피로와 의욕 저하를 호소하며 내원하였다.
괘상 분석 결과, 그의 괘는 ‘지뢰복(地雷復)’이었고, 3 효가 동하여 ‘지화명이의 상이 나타났다. 이는 곤(坤)의 기운 위에 복귀(復)의 흐름을 지니고 있으나, 머리 위로 열의 기운이 치솟은 상태”로 해석하였다. 그 결과 소화기와 간 기능의 약화, 간기울증, 역류성 위염 등의 진단이 내려졌다.
처방은 맥산침법과 한약 처방을 병행하였다. 동시에 일상 속에서 건(乾)의 기운을 일깨우는 생활 습관을 권유받았다. 일정 기간 후 불면과 피로 증상이 현저히 개선되었다. 이 사례는 직관이 단순한 ‘감’의 수준이 아니라, 체질·기운·괘상이라는 정보 구조를 종합적으로 해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기능임을 보여준다. 괘상주역으로 보면 맥산침법의 보와 사의 의미가 보는 보충이나 보강이지만 사는 디톡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찰은 흐름을 읽는 ‘눈’이며, 직관은 흐름 속에서 가능성과 막힘을 감지하는 ‘몸’이다. 리더십은 그 흐름을 실제로 움직이는 ‘손발’이다. 이러한 원리는 『주역』의 괘상이라는 상징 언어와, 한의학의 기운·체질이라는 체화된 경험 언어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드러난다. ‘선견지명(先見之明)’이란 결국 하늘과 땅, 자연과 인체,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접점에서 발현되는 통찰이다. 또 그 접점에서 몸으로 체득되는 직관이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세상의 흐름보다 한걸음 앞서 나아가는 리더의 자세이다. 이원리로 자신의 기운을 한 번 돌아보면 도움이 된다. 만일 머리 쪽으로 기운이 과도하게 몰려 조급하다면 하체, 즉 땅의 기운을 다시 세우고, 반대로 하체의 기운이 처져 몸이 무겁다면 상체, 즉 하늘의 기운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한 균형의 회복이 곧 리더십의 근본이며, 선견지명의 단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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