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정형외과를 다녀왔으니 벌써 9 일째다.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 적응이 안 된다.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골절되었다. 토요일 아침 오서산 가려고 준비했다가,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산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출발하지 않았다. 눈이 오고 난 다음 산행은 참 좋지만 눈이 오는데 산길을 걷는 건 어렵다. 눈이 얼굴을 때리면 - 눈 오는 날은 바람을 동반한 눈보라가 대부분이다.- 앞을 보고 걷기가 매우 힘들다. 양평을 매주 토요일, 수요일 방문한 터라 양평을 가려고 나갈 준비를 하다가, 부주의로 그만 침대 모서리에 발가락이 걸렸다. 순간적으로 발가락 모양이 변형되었다. 깜짝 놀라 재빨리 모양을 바로잡았다. 여기저기 만져봐도 별로 아프지는 않았다. 하지만 눈으로 변형된 모습을 확인한 이상 그냥 넘어갈 수는 없어서 정형외과로 향했다. 마침 토요일 오전이라 병원이 열려있었다. 일요일이면 어쩔 뻔했을까. 엑스레이 찍어본 결과 골절이 맞단다. 발에 깁스를 하고 정형외과용 슬리퍼를 신고 집으로 돌아왔다.
새끼발가락은 잘 안 붙는다고 한다. 대강 6주쯤 걸린다고 하니까 계산해 보니 1월 말이다. 겨울이 가까울수록 꽃을 키우는 사람들의 걱정이 시작된다. 11월부터 추위를 걱정하는 글이 가입한 카페에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추위가 다른 해에 비해서 늦게 시작되었다.다들 갑자기 추워져서 꽃을 더 못 보게 될까봐 걱정인데, 나는 내심 겨울이 빨리 오기를, 눈이 펑펑 내리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골절이라니. 눈 산행은 틀렸다. 당분간 겨울 산행은 쉬어야 할 것 같다.
12월 들어 추위가 시작되자마자 연일 최강 한파에 폭설 소식이 들려온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은 폭설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눈꽃 산행을 시작한다. 남편과 나도 눈꽃 산행을 꽤 즐긴다.
눈이 30cm 이상은 와야 제대로 된 설경을 볼 수 있는데, 가까운 강원도의 경우 눈이 왔다는 소식만 있으면 바로 다음 날 그곳으로 출발하곤 했다.
노인봉
무주 덕유산도 우리의 단골 산행지다. 설천봉까지는 힘들이지 않고 곤돌라로 올라갈 수 있는 데다가,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만 걸어도. 겨울에는 웬만한 눈꽃을 볼 수 있기에 일반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산행지다.
덕유산
태백산, 함백산, 치악산, 선자령, 소백산, 오대산, 노인봉, 선운산. 해마다 겨울이면 눈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다녀오던 산 이름이다.
제주의 한라산도 여러 번 갔다.
한라산
올해는 발 때문에 갈 수가 없게 되어 속상하다.
내장산에 눈이 많이 왔다는 소식에, 그곳 주민들은 불편을 겪겠지만, 멋진 설경 못 보게 되어 섭섭한 마음이다.
어떤 이가 말했다. "내년에도 눈 옵니다."
그래, 올해 못 가면 내년에 가면 되지. 몸만 건강하게 잘 관리하면 내년만이랴, 해마다 갈 수 있으리라.
6주 지나 무사히 깁스를 풀고 나면, 산행을 할 수 있을 텐데, 2월이나 3월에도 폭설이 내리기도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