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

2023년 새해 아침

by 세온

새해 아침이 밝았다. 오늘부터 2023년이다.
어제까지의 2022년은 이제 역사 속의 한 페이지로 들어갔다.
어제나 오늘이나 별로 다를 바 없는 하루하루지만 우리는 새해라 칭하고, 새 기분으로 맞는다.
새해 아침이라고 특별히 달라진 것은 정말 하나도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과 베란다의 초록이들 밤새 잘 지냈나 한 바퀴 돌고, 아침 먹고 설거지한 다음, 물이 필요한 화분에 물 주고, 아침 뉴스를 방영하는 TV를 보고,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켰다.
오늘이라고 특별히 챙겨 먹은 명절 음식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다.(설날과는 다르니까.)
하지만 오늘 아침은 뭔가 다른 느낌이다.
자고 나면 새 얼굴로 환히 웃어주는 해도 오늘 아침에는 더 환하고 서기가 어린 듯하다.
2022년은 내게 엄청나게 긴 한 해였다. 계약하고 중도금까지 치렀지만, 계약 파기 순간까지 갔던 양평 토지. 건축할 수 있는 자격을 얻고, 건축 허가 신청을 하고, 허가가 날 때까지의 기다림, 또 기다림.
허가가 나자마자 마술처럼 뚝딱 뚝딱 집이 올라가고 완성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사이 시작한 블로그, 브런치에 매달려 글쓰기에 시간을 쪼개서 썼고, 산행에, 꽃 찾아 여행에~어느 해보다 진하게 시간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특별히 아픈 일도 없었고, 큰 어려움도 없었다.
2022년은 이제껏 내가 겪은 일 년 중에 가장 바쁘고 풍성한 해였다.
2023년은 내게 어떤 해로 기록이 될까.
우선 2월에서 3월 사이에 도시의 아파트 주민에서 양평의 주택살이 주민으로 바뀌게 되겠지. 그리고 일 년을 집을 관리하고, 꽃밭을 만드는 일에 여느 해보다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을 것 같다.
근육 쓰는 힘든 일을 해본 적이 없는 우리 부부가 겁 없이 시작한 주택 살이에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자신이 없으면 시작하지도 말았어야 할 일이다.
꽃밭 첫해는 생각보다 그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들었다. 가을 파종을 해야 봄, 여름 꽃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해서 잔뜩 파종했지만, 아파트 실내가 건조해서 그런지 제법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남향인데도 모종으로 자라지 못하고 마는 것들도 부지기수다. 그래도 제법 모종 꼴을 갖출 정도로 자란 화초들이라도 데리고 갈 생각이다.
새해, 새 집, 새 생활의 의미가 크다.
1년 365일을 정하고, 12달을 만들고, 1년이 지나면 다시 1월 첫 달을 맞이하는 인류의 지혜가 고맙다. 새해는 뭐든 다 좋은 일만 있을 것 같고, 소망하는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라 모르는 일이기는 하지만, 걱정보다는 기대와 희망이 훨씬 우월한 새해의 시작이다.
새 집은 어릴 때 말고는 살아본 적 없는 주거 구조다. 관리비만 내면 모든 주생활 관련 사항뿐만 아니라 제설조차도 편하게 해결되고, 거의 모든 물품이나 식품을 앉아서 받을 수 있는 배달 천국의 아파트 그 편리함을 포기하는 생활이다. 그럼에도 쉽게 내려설 수 있는 마당과 꽃밭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찌른다.
아침에 일어나면 마당을 한 바퀴 돌며 꽃들과 인사를 하고, 유리창을 통하여 경치를 보면서 아침 식사를 한 후, 물이 필요한 초목들에게 호스로 물을 분사해 주고 산책에 나서겠지.
아직은 겪어보지 못했지만 곧 내 것이 될 2023년의 새로운 생활을 꿈꾸어 본다.
층간 소음 때문에 어려웠던 바느질도 실컷 해 보고, 실력이 부족해 민망했던 클라리넷도 맘껏 삑삑대며 연습할 수 있을 테지.
시간에 쫓겨 만신창이가 되었던 루틴도 다시 재점검하고 시작해 볼 참이다. 실천하기 어려우니까 루틴으로 정하지 하는 변명 말고, 일 년 후 이만하면 2023년 잘 살았구나! 하는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올 한 해 또 열심히 노력해 보아야겠다.
계묘년 토끼해. 특별히 흑토끼해라는 2023년~
지혜롭고 진취적이며 부지런하고 높이 도약하는 토끼의 기운을 받아, 한층 풍요롭고 윤기나는 새해를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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