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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물윗길 얼음 트레킹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

by 세온


영하 17 도는 남쪽 지방에서 살던 내가 처음 맞이했던 서울의 겨울 날씨였다. 그 영하 17 도는 생전 겪어보지 못했던 살을 에는 추위 같은 느낌으로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아, 그 시절(50년 전 나는 서울 아이들은 내복을 안 입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내복을 입지 않았다. 바지도 두툼한 모직 바지가 아니었고.) 여린 살갗이 빨갛게 줄이 생길 정도로 텄다. 그 뒤로도 서너 번 그런 경험을 하고서야 무조건 영하 5도만 되어도 내복을 껴입는다.

철원 최저 온도 영하 17 도는 얼음 트레킹을 하기에 꽤 괜찮은 기온이다. 작년에도 철원 물윗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23년 1월 26일 포스팅 기록을 보니 영하 9도. 며칠 동안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가 계속되었는데도 꽁꽁 얼지는 않았다고 썼다.

올해 영하 15도 내외의 날씨가 오래 계속되었다. 양평도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졌다. 추위에 몸과 마음을 적응시키는 중에 갑자기 한탄강이 생각났다.

추위도 관광자원이 된 지 오래다. 빙어 축제, 산천어 축제 등 겨울이 추워야 가능한 지자체들은 겨울이 매우 춥기를 고대한다. 몇 해 동안 이상 고온의 날씨 때문에 축제 자체가 취소된 곳도 많았는데. 이번 겨울은 제대로 춥다.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가 1월 11일(토) 보 터 19일(일)까지 열린단다.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는 편이지만, 그래서 주로 평일에 잘 다니는데, 이번에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작년에 태봉대교 매표소에서 순담계곡 매표소까지 11,000원의 택시 요금을 지불했는데, 이 금액을 절약해 보고자 일요일 여행을 하기로 했다. 셔틀버스는 토, 공휴일에만 운행이 된다.

이번에는 태봉 매표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순담 매표소까지 걸은 후, 그곳에서 셔틀버스로 돌아오기로 했다.

입장료 성인 10,000원. 상품권 5,000원을 되돌려 받는다. 우리는 경로 우대로 50% 할인을 받았다. 상품권은 둘이 4,000원을 되돌려 받았다. 주차비는 무료다.

주차장 도착 당시의 기온은 영하 15도. 날씨는 맑고 바람이 없어서 좋았다. 추울까 봐 발열 내복에 두터운 오리털 점퍼, 방한모, 방한 장갑, 목도리까지 착용했다. 약간의 돌길이 있기는 하지만 스틱은 필요 없을 것 같아서 휴대하지 않았고, 아이젠은 준비했지만, 필요가 없었다.

9시에 개장이라 시간 맞춰서 왔는데, 이미 많은 방문객들이 붐비고 있었다.

태봉대교 매표소를 통과한 후 우리는 먼저 직탕폭포를 보러 갔다. 직탕폭포는 태봉대교 매표소에서 약 300m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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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언 위에 물이 계속 흐르고 흐르다가 얼고, 또 그 위에 물이 흐르고 얼어서 더께로 쌓인 얼음층을 제대로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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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탕 폭포를 보기 위해 모여든 부지런한 탐방객들. 우리도 그 무리 속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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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멀어 직탕 폭포 위쪽으로는 가지 않고, 부교로 만든 물윗길을 걷는다. 한탄강 물윗길 얼음 트레킹 시작이다.

부교는 플라스틱 통을 연결하여 만든 것이라 아침 일찍 걸을 때는 살짝 미끄러워 조심해야 한다. 해가 나니까 금세 괜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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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판 위에 내린 눈이 녹으려다가 다시 얼면서 생긴 현상? 육각결정체가 모인 하얀 얼음 알갱이들이 흩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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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얼면 부피가 늘어나는데, 얼음에 갇힌 물이 얼면서 그 주변의 얼음을 건드린 걸까. 부서지면서 솟아오른 얼음조각들도 신기한 자연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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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발굽? 눈은 맞는데, 어떻게 이런 모양을 만들어내게 된 것인지 도통 짐작이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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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5도 이하에도 얼지 않는 곳이 있다. 대체로 영하 10도 이하가 4~5일 계속되면 언다고 하는데, 유속이 빠르거나, 햇빛을 잘 받는 곳은 이렇게 얼지 않는 곳도 있는 모양이다. 수온과 기온의 차이 때문에 생긴 물안개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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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은 아니지만 상고대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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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둥오리 몇 마리가 유유히 헤엄쳐 다닌다. 추위를 덜 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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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얼음과 흐르는 물과 물안개. 빠른 유속으로 만들어진 하얀 포말도 겨울 강이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풍경에 한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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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절리는 뜨거운 용암이 식으면서 부피가 줄어 수직으로 쪼개짐이 발생하여 만들어졌는데, 대체로 5~6각형의 기둥 형태가 흔하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송대소에 있는 주상절리는 그 규모가 대단하다. 소 양쪽에 주상 절리가 넓게 펼쳐져 있는데, 강 건너편 절벽은 높이가 무려 30~40m나 된다. 절벽을 타고 내려오던 물이 얼어서 생긴 빙벽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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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교 건너 횃불 전망대가 보인다. 이곳에도 매표소가 있어서 물윗길로 진출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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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윗길을 걷는다. 얼음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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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일교 부근. 축제장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다. 눈 터널 앞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줄 서서 인증 사진 찍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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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터널은 거대한 눈 조각의 맨 오른쪽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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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지신상을 거느린 거대한 조각은 을사년을 맞아 멋진 뱀 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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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는 탐방객들.

이곳이 물 웃길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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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30분부터 공연한다는 음악 밴드는 한창 리허설 중이었다. 음악이 있으니 축제장 느낌이 물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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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포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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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일교 거대한 빙벽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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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일교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북한 김일성이 관련된 일화가 있는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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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징검다리 위의 살얼음을 빗자루로 쓸고 있는 진행요원을 만났다. 감사한 마음이다. 덕분에 한겨울에도 안전하게 물 위 길을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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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숲에서 잠시 쉬면서 준비해 간 간식을 먹었다. 우리 말고도 한 팀이 더 있었는데, 추위를 걱정해서인지 간이 비닐집(셸터) 속에서 쉬고 있었다. 나중에 철수할 때 보니까 그 작은 비닐집 안에서 6명이나 나와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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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정까지 왔다. 이곳도 매표소가 있어서 진출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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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정 바위는 언제나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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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눈이 합작한 얼음 커튼. 작년과는 약간 다른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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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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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게 입기는 했지만, 바람이 없고 따뜻한 햇살 덕분에 힘들지 않았다. 한 겨울 춥다고 집 안에서만 웅크리고 지낼 것이 아니라, 추운 겨울에 더 장관인 철원 얼음 트레킹. 나서길 잘 했다.

총 8.5km(직탕폭포 포함)를 3시간 동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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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담 매표소 계단을 오르자마자 버스에 올라탔다. 타자마자 바로 출발. 운이 좋았다.

순환 버스는 무료 탑승이다. 30분마다 1대씩 운행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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