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쿼이아 숲 가을 풍경
장태산 휴양림은 우리가 대전 부근으로 여행을 갈 때면 단골 숙소로 자주 찾던 곳입니다.
멋진 메타세쿼이아 숲을 비롯한 울창하고 아름다운 이 휴양림은 임창봉 선생이라는 분이 만든 민간 자연휴양림이었다고 해요. 지금은 대전광역시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메타세쿼이아는 키가 매우 큽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나무지만 절대로 집에 심을 수 없는 나무지요. 성장 속도가 빨라서 담양, 진안 등지에서 가로수로 많이 심었던 것이 지금은 사진 촬영의 명소가 되었지요.
11월에는 한 번도 숙박한 적이 없어서 멋진 메타세쿼이아 가을 단풍은 늘 상상만 하고 말았던 아쉬움 가득한~ 한 번은 꼭 보고 싶은 풍경이었습니다.
겨울을 찾아 덕유산으로 가는 도중, 장태산 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 숲의 단풍 소식을 듣고 잠깐 들렀다 가기로 했습니다.
가을가을한 붉은 갈색 메타세쿼이아 숲 속에서, 땅에 떨어진 보들보들한 메타세쿼이아 낙엽도 실컷 밟고, 때마침 부는 바람에 참빗 같은 메타세쿼이아 낙엽비도 실컷 맞았네요.
빨간 단풍나무도 수줍게 빛을 남기고 있지만, 압도당한 듯하죠?
키 큰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로 스카이웨이(숲속어드벤처)가 있어요. 오전에 비가 와서인지 출입 금지더군요. 출렁다리도 마찬가지구요. 출렁다리는 못 가봤지만 스카이웨이는 여러 번 올라가 보긴 했어요. 그래도 가을 갈색 단풍 사이로 걸어보고 싶었는데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죠.
피크가 살짝 지난 듯하지만, 그 감동은 부족함이 없네요.
서운하지만 돌아섭니다. 잎이 많이 떨어진 데다 빗물 때문에 미끄러워서 걷기에 위험했을 것 같아요.
대신 전망대가 있다는 산길로 올라가 봅니다.
올라가는 길은 계단이 잘 놓여있지만, 넘어가면 어디인지 잘 몰라서 도전하는 사람들이 없더군요. 우리만 빼구요.
고개를 넘어가면 우리가 묵었던 숙소가 나온다고 하는 남편 말만 믿고 열심히 따라가 봅니다.
숙소를 정말 예쁜 곳에 지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고 나올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위에서 내려다본 숙소는 그야말로 숲 속의 집, 아니 숲 속에 폭 파묻힌 집이었어요.
장태산 휴양림에서 정말 좋아하는 곳인 메타세쿼이아 숲입니다. 명상 의자나 평상 등을 설치해 앉아 쉴 수 있는 힐링의 장소지요.
숲길을 걸어 나오는 내내 가을의 정취가 온몸을 감싸 안아줍니다. 가을 속을 걷고 있는 중입니다.
주차장에서 좀 더 나와봤어요. 개천을 따라 메타세쿼이아 숲이 더 조성되어 있었는데, 바닥까지 온통 붉은 갈색으로 변한 모습이 키가 큰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단풍 색과 어울려 정말 장관이었어요.
개울물과도 멋진 그림을 만드네요.
가을이 끝난 줄 알았는데
가을은 아직 우리 곁을 지키고 있네요.
그리고 내년에 또 만나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