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 배우기

캘리그라피 유튜브 강의 수강

by 세온

이번 주 토요일은 집안 사정으로 여행을 쉬기로 하였다.

오전에 관악산 둘레길 다녀오고, 오후는 캘리그라피 강의를 들었다.

지금은 시간 내기가 어렵고, 동네서 배울 데가 마땅치가 않아서, 양평 이사 가면 배우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뭔가 새로 배울 때는 미리 연습을 하는 습관이 있다.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 찬스로 중학교 들어가기 전에 영어 학습 레코드판과 교재로 영어를 미리 공부하는 기회를 가졌다.(지금은 유치원부터 영어 공부하지만, 60년대엔 그런 기회가 드물었다.) 덕분에 첫 영어 시간에 손 들고 일어나 용감하게 영어 단어를 원어민 발음(?)으로 읽어냈다. 영어 선생님은 아마 내가 영어를 엄청 잘하는 줄 아셨을 거다.

80년대에 계절대 등록해서 난생처음 만나는 컴퓨터 강좌가 있기에, 그 당시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컴퓨터 연수를 미리 받고 갔다. 16비트, 도트 프린트 기억하는 이가 있을지. 덕분에 부담 없이 강의 듣고 학점도 A+ 받았다.

캘리그라피가 몇 년 전부터 갑자기 부상했는데, 서예와는 또 다른 '글씨로 그리는 예술'을 느끼게 해 주는 듯해서 관심이 생겼다.

붓글씨는 한 달 배우다 말았다. 끈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보다 취미가 중요한 것 같다. 취미를 느끼면 지루하지가 않고, 즐겁게 배우게 되는데 지금 캘리그라피가 나한테 딱 그렇다. 배우는 게 재미있다.

노원평생학습관에서 하는 <찐 초보를 위한 캘리그라피> 강의를 우연히 알게 되어 하루 2강씩 수강 중이다. 강사의 말이, 다른 글자를 많이 써 보는 것보다 같은 글자를 여러 가지로 써 보는 방법이 더 좋다고 한다. 전자책 2권, 워크북 2권을 필사하듯 베껴 쓰다가 한계를 느끼던 중이었는데, 강의 듣기를 잘했다 싶다.

이제 8강까지 진도가 나갔다. 20강까지 있는데, 2주 정도 하면 끝나겠지. 끝까지 듣고 나면 또 한 번 복습할까 생각 중이다.

나는 미술에는 늘 자신이 없었다. 친언니는 대구에서 화가로 활동 중인데. 스케치까지는 흉내를 내는데, 꼭 채색하다가 망치게 된다. 주변에 그림 그리는 이들이 좀 있는데, 솔직히 제일 부럽다.

그래도 글씨는 악필은 아니니까 도전해 볼 마음이 생겼다. 내가 생각보다 좀 용감해서 도전을 쉽게 하는 편이다. (아니다 싶으면 포기도 빠르긴 하다.) 잘 못 쓴 글씨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올리는 것도 그런 용기 덕분이다.

처음 생각엔 캘리그라피로 시 필사를 해 볼 생각이었는데, 그건 지금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강사도 '보고 쓰는 건 어느 정도 흉내를 낼 수 있는데, 내가 글씨체를 만들어 쓰는 건 어렵다'라고 말했다.

내 목표는 캘리그라피로 시 필사를 해서 감상 글을 쓰고, 내 솜씨로 멋진 작품을 만들어 집안에 장식하고, 지인들에게도 선물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캘리그라피를 연습하다 보면 좋은 글귀가 정말 많다.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싶은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나는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큰 행운이나, 행복감으로 넘치는 순간을 바라기보다는, '지금의 이 당연한 내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이 변함없이 언제나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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