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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명지 Jul 15. 2023

가을피기 크로커스

Monesterio


               연명지


  말들이 지나가는 길에 연꽃상사화가 낮게 피어있다. 말들은 말발굽의 시간을 향기나는 기도로 견뎌야 한다.  


  오늘도 길과 사이가 틀어지지 않고 잘 걸을 수 있기를 기도하며 모네스테리오를 나선다. 아침노을은 선크림처럼 지속력이 짧다. 아침노을이 늙지 않기를 바라며 아름다운 풍경을 충전한다. 풍경이 대우받는 길. 은의길을 담으며 오락가락 걷는다


  슬슬 피하고 싶은 구간을 지날 때면 의자가 절실하다. 걷기를 그만둘 수 없다는 생각 끝에 편안한 의자가 티라미수* 향기처럼 우리를 끌어당긴다.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이 우리 삶을 채워준다. 자연은 나에게 티라미수같은 친구다



*이탈리어로 “나를 끌어당겨 기분을 좋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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