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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명지 Feb 21. 2024

스마랑 항구의 비밀*

소녀들의 꿈이 적출당한 

군도가 부스러기처럼 떠 있는 자바섬


후타 다소라 불리던 위안소들이 *스마랑 시내에 그물처럼 퍼져 있었어


큰 눈을 감으면

통증이 깊어지는 저녁

붉은 꽃잎들 몸 밖으로 흘러넘쳤어


어린 소녀의 하얀 팔뚝에 무수히 피어나던 양귀비꽃

감각 없는 허벅지를 쓸고 가는 무거운 손가락들

군화들 거친 숨소리 핏물을 밟으며 돌아가는 새벽 

새 한 마리 높게 달린 작은 채광창으로

젖은 눈을 깜박이며 날아가곤 했어


구름은 항구의 울음을 묻어주었지

참혹으로부터 바람은 붉게 젖었지


목마른 손톱들이 위험하게 빛날 때

어린 목소리는 분홍의 보호색을 부르며 

적막한 눈을 다시 감았어



스마랑 항구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요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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