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평-1
이터널 선샤인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도 꼽히는 이 영화의 매력은 도대체 뭘까? 라는 마음으로 본 영화
강렬한 색의 염색머리의 케이트 윈슬렛과 코미디 전문 배우 짐 캐리의 조합이 궁금하기도 해서 밤 11시, 초여름의 바람을 맞으며 혼자 봤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 라고 외치는 이 세상에서 ‘영원한 사랑은 있어’ 라고 말하는 이 영화의 확신은 어디에서 비롯된걸까?
처음 몬탁 바다에서 조엘이 클레멘타인을 만났을 때, 참 소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뉴욕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다짜고짜 모르는 남자에게 턱턱 말을 거는 클레멘타인이 참 가벼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다른 그 둘이 사랑에 빠지는 게 너무 신기했다.
성격이 너무 달라서 너무 많은 점들이 맞지 않은 그들에게 이별이 다가오는 건 당연하겠지. 그런데 어떻게 이 둘의 사랑이야기를 담는 다는 거지? 이 사랑이 영원할 가치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순간 영화는 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홧김에 클레멘타인처럼 기억을 지우려고 했지만 미처 지우지 못한 조엘의 처절한 몸부림이 왜이리 슬픈걸까? 좋았던 기억이 아니라 너와 말다툼하고 같이 있는 시간을 지루해했던 그 순간조차 지우지 못하겠는 이 마음은 뭘까? 나는 뭣하러 너에게 마음에도 없는 그런 심한 말을 한걸까? 하지만 후회해도 이미 늦은거겠지.
클레멘타인을 처음 만났던 그 몬탁 해변으로 돌아왔지만, 조엘은 이 기억마저 지워질 걸 알고 있었다. 그 때 클레멘타인의 한마디: 이 기억도 이제 지워지겠지?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하지?
조엘: 이 순간을 즐겨
Just Enjoy this moment
이 한마디에 그동안 나도 모르게 참아왔던 울음이 터졌다. 마치 물어보지 않았던 질문에 덜컥 답이 나온 느낌. 그래, 이 순간마저 지워져버린다면, 내 결정을 다시 무를 수 없다면, 그냥 우리 이 순간을 즐기자
그렇게 그들은 그들의 만남을 기억이 아닌 마음에 남겼고 그렇게 그 순간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기억했다.
마지가 다시 원장에게 사랑에 빠지고 자신의 기억도 지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난 알았다.
조엘과 클레멘타인도 다시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걸. 그리고 아무리 기억을 지운다고 하더라도 마음에 새겨진 그 사랑은 어떻게해도 지울 수 없을것이라는 걸
왠지 이 영화를 보면 영원한 사랑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그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너가 어떠한 단점을 갖고 있더라도, 무수한 싸움이 있는 걸 알아도, 끝이 안좋았다는 것을 알아도 다시 너를 사랑하겠다는 그 okay 한 마디처럼.
Eternal sunshine, eternal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