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롭지 않게

Sep 2025

by Song Gidae

전에 말했듯이 한국에 긴 휴가 혹은 갭이어, 그것도 아니라면 체험학습같은 느낌으로 다녀올 생각을 하고 계획을 잡고 있다. 그러는 한편 마음 한 구석에서는 몇년만 기다려서 자리도 잡고 가지? 과연 좋은 변화일까? 라는 식의 생각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최근에 세금때문에 팔려고 하는 집으로 이사를 해야했는데 사이즈가 작은 집이어서 어마어마한 짐정리를 하고 새로 페인트도 칠하면서 몸과 마음이 조금 지쳐있는데다가 한국에 가기로 결정하고 나선 이 붕 떠있는 기분때문에 하루하루를 행복하지 않게 살고있는 중이다. 나 자신에대한 확신의 결핍에서 오는 불안함과 걱정은 나도 모르는 새에 부정적인 마음을 키웠다.


인생의 중요한 국면마다 맞이하는 사건들은 저마다 ‘나를 무시하면 후회할 거야’라고 다그치고, 내려야만 하는 결정의무게는 무겁게만 느껴지며 우리 마음을 불안하고 조급하게 만든다. 그러나 인생을 긴 호흡으로 본다면 무조건 나쁜 사건이나 좋은 사건도 없고 그런 결정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 중에서 정말로 중요한 일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생각이다. 그저 다가왔다가, 지나갈 뿐이다. 명상을 잘 하는 방법은 그 조용하고 어두운 비어있는 순간에 집중하고 다른 생각들을 붙잡지 않고 흘려보내는 것처럼 저마다 이유가 있어 생기는 일들을 제 삼자의 시선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그로 인한 사람들의 죽음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반복된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된다. 내 주변이나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남의 일인양 성인들처럼 의연하게 받아들이는데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스트레스를 받고있는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역량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렸던 수많은 결정들이 있다. 때로는 그 사건들이, 혹은 그 뿐만이 아닌 그로인해 걱정하고 헤매이는 그 마음조차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던 적이 있다. 하지만 역시나 지나고 보면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거나, 힘들었지만 견뎌내었던 시간이 무색하게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원래의 삶을 살아가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내기 일쑤였다.이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 내가 걱정하는 것들, 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하는 고민들의 무게가 생각만큼 무겁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이된다.


가장 큰 두려움은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다. 작년 연봉을 기준으로 그보다 적게 번다면 나는 뒤쳐지고 만다는 느낌. 그런데 생각해보면 지금이 예전보다 더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다. 행복의 기준을 소득으로 잡을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가볍게 살자, 몸도 마음도. 무슨 일이든 대수롭지 않게.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시간이다. 너무 잘할 필요도, 열심히 할 필요도, 불안해 할 필요도, 내 모든 결정이 옳아야한다고 생각 할 필요도 없다. 삶은 계속되고 나는 어떻게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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