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부부 중에 배우자의 문제를 찾아내서 바꾸려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마음으로 배우자를 바꾸려고 하는 걸까? 아마도 자신의 방식이 옳고 합리적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자신과 다른 배우자는 틀렸다고 생각하면서 바꾸려는 것일거다.
사람들은 자신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부부가 서로 상반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결혼에 골인하다 보니 세상을 보는 관점도 극명하게 갈린다. 서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바꾸려고 한다.
이렇게 부부간 갈등은 관점 차이에서 발생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세상 속에서만 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관점은 언제나 진리다. 자신의 관점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배우자를 어떻게 바꿀 수 있겠는가? 바꿀 수도 없고 바꾸려고 할 필요도 없다. 바꾸고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다. 자신의 세상이 문제가 있다는 걸 스스로 인식하고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꿀 때에만 변화가 찾아온다.
혹시 배우자를 변화시키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이참에 그런 생각을 내려놓자. 배우자의 변화는 배우자에게 맡기고 배우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변화시키려는 마음이 배우자의 단점이나 문제점을 보고 있다면 성장하도록 도우려는 마음은 배우자의 장점을 보는 방식이다. 배우자의 장점을 보고 배우자가 성장하도록 돕겠다는 자세가 배우자의 마음을 쉽게 열 수 있다.
만약 배우자를 자신의 관점으로 바꿔놓는다면 자신과 동일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생기는 것이다. 이때 배우자를 통해 반대편 관점은 사라지고 부부는 세상의 한쪽 면만 보고 반대편을 보지 못하는 극단적인 관점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세상 모든 창조물과 인간이 만든 관념은 상반된 양극성의 통합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헤겔의 진리에 이르는 정반합 이론이나 노자의 조화와 균형 원리도 모두 양극성의 통합을 기반으로 한다. 부부 생활을 헤겔은 정반합 이론에 비추어 본다면 부부생활의 '합'이라는 고양된 지혜에 이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과 다른 배우자의 '반'이 필요로 한다.
배우자로 서로가 성장하면 부부의 정과 반은 커지고 결론적으로 합도 커지게 되면서 세상을 보는 통찰과 지혜는 예리해지고 현명해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부부는 어떤 문제의 장점과 취약점을 동시에 꿰뚫어 볼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된다.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배우자다. 내가 논리적인 사고를 한다면 배우자는 통합적인 사고를 한다. 논리적 사고나 통합적 사고가 맞다면서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지 말고 두 가지 사고를 잘 조화시키면 엄청난 인생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정반대 관점을 통합한 인생 무기를 가지기 위해서는 배우자를 바꾸려 하지말고 성장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