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형광등을 갈았다. 며칠 전부터 한쪽이 꺼져 침침했는데, 다른 한쪽마저 혼자 있는 것이 외롭기만 했는지, 그만, 스스로 제 생을 다했다. 매정한 나는 그들의 삶과 죽음에 애도하기는커녕, 새로운 것으로 갈아버릴 것을 확고히 마음 다지며 집을 나올 뿐, 그것들을 추억하거나 그리워하지 않았다.
새것으로 갈아 끼우니, 방은 해가 뜬 냥 한 밤에도 이리 밝을 수 없다. 불편함을 모른다. 허나, 저것들은 모르리라. 언젠가 제 생을 다할 때, 나는 그것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거나, 아쉬워하지 않고 오직 짜증을 먼저 낼 것을, 그리고 두 번 생각 없이 또 다른 놈으로 갈아 버릴 것을, 저것들은 모르리라. 삶이 그렇게 매정한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