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이 더 재밌을까? 음식도 우리나라 음식이 더 맞고, 정보도 국내여행이 훨씬 더 많은데 말이다. 왜 굳이 시간과 돈을 더 써가면서 외국을 탐방하는 걸까. 아마도 우리나라와 다른 모습을 발견했을 때 받는 충격이 신선해서가 아닐까.
'언뜻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는데, 자세히 보면 너무 다른 모습'을 보면 그 재미는 배가 된다. 태국 불교가 그랬다. 불교는 우리 사람들에게도 친숙한 문화다. 그런데 태국 불교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모습이 내가 아는 것과 사뭇 다르다.
1. 탁발공양
한국에서는 스님이 길에서 공양하는 모습을 볼 일이 없다. 조계종 차원에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 가짜 스님의 사기행각 등을 이유로 자체적으로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동남아 불교권에서는 새벽 탁발공양이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동남아 안에서도 모습에 차이가 있다. 캄보디아의 새벽 공양은 대로에 스님이 줄지어 걸어간다. 그래서 하나의 의식처럼 느껴진다. 반면, 태국의 모습은 일상 같다. 스님들이 자유롭게 골목을 거닌다. 그래서 공양을 원하는 신도들은 굳이 스님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구석구석 동네를 스님들이 누비고 있기 때문에!
아침 5시~7시 사이면 스님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공양할 음식을 사기 위해서 시장에 나갔다. 어떤 음식을 사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그냥 현금을 드리기로 결정했다. 신발을 벗고, 스님이 들고 계신 바구니에 현금을 넣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스님의 말씀을 들었다. 스님은 20초 정도 날 위해 주문(?)을 외워주셨다. (아마도 좋은 말이었겠지?) 그리고 where are you from?이라고 물어보셨다.
2. 음식
태국 스님은 가리는 음식이 없다. (술 제외, 마약 제외) 신도들이 준 음식은 버리지 않고 다 먹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스님은 살생을 금하는 차원에서 육식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스님들은 살생을 하지 않았다. 신도들이 준 음식을 먹었을 뿐이다'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신도들이 준 음식을 버리는 걸 더 조심스러워한다.
그렇다고 태국 스님들이 음식에 대한 고충이 없는 게 아니다. 태국 스님들이 성인병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불자들이 주로 고열량 음식을 드리기 때문이다. 태국 스님들은 정오가 넘어가면 금식이라, '우리 스님들, 음식도 맘껏 못 드시는데 드시는 동안이라도 맛있는 거 드시게 해 드려야지.'라는 마음으로. 특히 콜라 같은 탄산음료가 스님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금식시간에도 음료는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신도들이 탄산음료를 많이 드린다.
같은 듯 다른 두 나라의 불교문화. 같은 뿌리에서 시작했지만 그 나라의 문화에 맞춰 흘러 현재에 이르렀다. 이 밖에도 같은 듯 다른 점이 많을 것이다.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다른 점은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께서 몸소 방문해서 느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