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 맛집 2편 - 중국식 팬케이크, 지엔빙
길거리를 걷다, 코를 자극하는 맛있는 향기가 나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그 냄새에 이끌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눈에 들어온 것은 포근한 이불속에 아늑하게 감싸인 듯한 음식이었다.
얇은 반죽 속에서는 고소한 계란과 쫄깃한 소시지, 아삭아삭한 채소, 바삭바삭한 과자(!?) 같은 재료가 살포시 담겨있었다.
'케밥 같기도 하고, 치킨랩 같기도 하고, 파르페 같기도 한 이 음식은?'
4元, 한화로 약 800원에 한 개를 구입했다.
한 입 베어 물자,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노점 주인분께서 이 음식의 이름이 지엔빙(전병 煎饼)이라고 알려주셨다.
수천 년 전, 산둥성에서 시작된 이 음식은 이제 길거리에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간식이 되었다고 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그 유래에 관한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진다고 하는데...
그중 하나는 제갈량이 발명했다는 이야기이다.
제갈량은 조조와의 전투 중 냄비와 난로가 없어 밥을 지을 수 없는 어려운 상황해 처했다.
이때 그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냄비 대신 징을 불에 올려놓고 물을 섞은 반죽을 나무 막대기로 얇게 펴서 구워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은 군인들에게 힘을 주는 식사가 되었고, 조조의 군대를 물리치는 데 기여했다고 전해진다.
지엔빙은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겉면을 지니고 있다.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주문할 때처럼 속재료, 소스, 추가 토핑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기본 재료인 밀가루와 물은 하얀 도화지와 같고, 그 위에 얹히는 계란, 채소, 소시지, 고기, 소스 등의 다양한 재료들은 화가의 팔레트 같다. 부드러움, 신선함, 풍미를 지닌 각각의 재료가 어우러져 하나의 멋진 그림을 만들어낸다.
그날 처음 맛본 지엔빙은 이후 나의 아침에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었다.
길 위에서 만난 이 작은 기쁨은, 이제 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인들의 아침 식사로 사랑받는 지엔빙은 아침의 풍경을 담고 있다.
바삭한 겉면은 아침의 햇살이 비치는 창가를 연상케 하고,
그 속에 감춰진 재료들은 마치 각양각색의 꽃들이 아침 햇살을 머금은 듯하다.
이런 지엔빙을 조식으로 직접 만들어주는 힐튼 호텔이 있었으니!
부제: 어쩌다 보니 계란이 사진의 주인공이 되었네요 ^.^;;;
지엔빙 반죽이 팬 위에 얇게 펼쳐지고, 내가 선택한 재료들이 조화를 이루며 얹힌다.
어떤 재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맛과 느낌이 달라진다.
지엔빙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우리의 인생과도 닮았다.
우리가 내리는 선택들은 각자의 색깔로 개성을 드러낸다.
선택이라는 재료들이 조화를 이루며 우리의 인생 서사를 하나씩 채워간다.
다양한 재료를 얹을수록 더 다채로운 맛을 완성해 낸다.
마치 인생이 여러 경험과 만남을 통해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당신의 선택으로 탄생한 특별한 맛, 한번 경험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대문사진 ⒸBai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