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만 밤하늘에
똑 하고 박힌 보름달
바둑판의 알들처럼
틈틈이 켜져있는
건물들의 불빛들
시끄럽고도 고요한
어느 한밤중의 풍경
그 풍경에 심취한
길 가던 어느 행인은
깨진 가로등 밑으로
자리를 펴고 앉더니
구구절절 옛이야기를
한 덩어리 크게 풀고
들어주는 사람 없는
그 고요함을 묵묵히
그 시끄러움을 강인히
그렇게 그 밤을 견디고
우리가 아는 그 모든것이
빛에 잠식될 무렵에
길 가던 어느 행인은
깊은 꿈에서 깨어나
제 하루를 시작하고
생명 있는 모든 것도
제 하루를 시작하는
그런, 밤의 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