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숲
레체와 함께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고 알아보던 와중에 '최초 반려견 초대형 테마파크'라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강아지숲, 춘천에 생긴 강아지를 위한 놀이동산이었다.
(c) 강아지숲
처음에 강아지 놀이공원에 간다고 했을 때 롤러코스터도 타냐고 물어보시던 직장상사의 말씀은 웃어넘겼지만 정말 강아지를 위한 공간이 어떤 것들로 채워져 있을지 궁금하긴 했다.
춘천까지는 2시간. 교통 체증 30분 정도를 포함해서 두 시간 반은 레체가 한 번에 가기에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다. 다행히 어렸을 때부터 차를 너무 잘 타고 (실제로 멀미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차 안에서 숙면을 취하며 긴 거리도 잘 참는 레체 덕분에 강아지숲에는 무사히 도착했다.
처음 놀란 것은 그 규모였다. 계단을 오르면 넓게 펼쳐지는 큰 공원을 방불케 하는 잔디공원. 그리고 그 뒤에도 굽이굽이 이어지는 오솔길과 대형견/소형견 운동장. 레체가 신나게 여기저기 탐험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c) Leche @holaleche
곳곳에 반려인들을 위한 쉼터 및 카페도 눈에 띄었다. 강아지를 위해 공용공간에서는 취식을 금지한 대신에 인간이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시설도 마련해서 보호자들의 편의도 배려했다.
(c) Leche @holaleche
강아지숲에는 박물관과 보호자들이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푸드코트도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을 이용하는 동안 강아지를 잠깐 돌봐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레체를 잠깐 맡기기 위해 강아지 대기실 설명서를 읽어 보고 약관에 동의하던 중 어떠한 사고에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일반적인 계약 문구이고 구두로도 안내를 받는 내용이어서 새삼 놀랄만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제야 레체와 그렇게 집을 비울 때 이후에는 떨어져 본 적이 없음을, 타인의 손에 맡기는 것의 기회비용과 감당해야 하는 위험부담을 깨닫게 되었다.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니 봐주셨던 분께서 레체는 아주 얌전히 잘 있었다고 해주셔서 마음이 놓였지만 나를 몇 년 만에 본 사람처럼 너무나 반가워해주는 레체를 보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c) Leche @holaleche
차를 타고 돌아오며 레체는 오늘 하루 즐거웠을까. 오랜 여행이 고되지는 않았을까 궁금해졌다. 강아지숲처럼 단순히 반려견 동반 구역이 아닌 반려견을 위한 공간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뒤에 또 한 번 방문한 강아지숲은 더욱더 개발되는 느낌이었고 강아지를 위한 행사와 이벤트도 연중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곳에서의 추억이 레체의 가슴속 앨범에도 행복한 스냅샷으로 남아있기를.
(c) Leche @holale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