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나다운 곳으로

미운 오리새끼의 고백

by 푸르름

최선을 다해 자기 자신 보다 더 나를 생각해 주는 너와

그렇게 오래 함께 동고동락해 왔는데

요즈음 난 나의 희생이 두렵다


고통은 피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아

하지만 여전히 아픔을 피하고 싶다

더 이상 힘들고 싶지 않다


나약한 근시안 때문에 혼자 삐딱선을 타지 않게

내 주변의 고마운 사람들이 지켜주지만

나도 내 스스로를 더 잘 지키고 싶어


아직도 관심과 칭찬을 듬뿍 받던 과거에 머물러 있니

이젠 미운 오리새끼가 되어버린 것을

이미 할당량을 채워서 괜찮아


안에 있으면 밖을 밖에 있으면 안을 원하고 또 원망해

이게 얼마나 안락하고 고마운지 느껴봐

지금 여기에 있으면 편한 것을


누가 알아주고 칭찬해 주지 않아도 괜찮을 만큼

나중에서라도 혼자 억울하지 않을 만큼

그냥 쌓아 온 업을 갚고 있다


사회가 알아주지 않아도 한 사람이 알아준다면 괜찮은

그런 삶을 살 준비가 됐는지 끊임없이 되뇌어본다

그러려면 먼저 내가 만족해야 한다는 걸


생사의 갈림길에 떨고 있는 영혼을 응시하다 눈감는다

사실은 우리 모두 한 치 앞을 모르는 같은 운명임을

그렇게 모르고 살 수 있음에 감사하기


남을 돕는 대신 남에게 영감이 되는 삶은 어떨까

말은 필요 없어 네 행동이 대신 말해주니까

무리하지 않아도 잔잔한 감동으로 충분해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