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레체는 그룹으로 나갔다가 한 명이 다른 경로로 가버리거나 멈춰 서면 다른 방향으로 끌어도 멈춰 서거나 계속 뒤를 돌아본다. 낙오를 허하지 않는 장군의 마음이랄까. 그런 충성심 어린 모습이 신기하고 대단하고 때론 가엽기도 하다. 이 아이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상처를 경험하겠는가.
늑대 시절부터 내려온 무리 습성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쳐도 그럼 어느 정도 친한 사람까지 챙김을 받는 이런 이너서클 그룹에 해당되는지는 미스터리이다. 어쨌거나 한 번 이너서클은 영원한 이너서클이어서 챙기기 시작한 사람은 평생 챙긴다.
레체의 이런 배려가 고마우면서도 가끔은 레체가 더 이기적이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그렇게 남만 바라보고 챙기기보다 자기 자신을 더 돌보았으면. 평생 남에게 베풀기만 하다가 정작 자기가 필요할 때는 차마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아픈 것도 참으면서 끙끙 대는 녀석이 안타까워서다. 하지만 레체는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이기적으로 나부터 챙기며 산 내가 나중에 더 후회하진 않을는지. 레체의 충성심에 대해 생각하다 생각이 더 많아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