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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카라 해방을 꿈꾸며

피부 고민

by 푸르름


레체에게는 오랜 고민이 있다. 바로 해묵은 피부병이다. 어렸을 때부터 딱딱 씹고 핥는 바람에 조금씩 탈모가 진행된 부분들이 있다. 도대체 원인이 무엇인지 병원에 가도 속 시원한 답을 듣지 못한 채 이불도 바꿔보고 소독약도 다른 것을 뿌려보았지만 레체의 피부는 나아졌다 안 좋아졌다를 반복했다. 알레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의견에 한동안 로얄캐닌 하이포알러제닉 사료를 먹여보기도 했는데 잘 먹긴 했지만 나중에 입이 짧아져 다른 사료를 거부하고 공복토를 하는 바람에 애를 먹기도 했다.


앉으면 살이 훤히 드러나는 숭한 무릎 외에도 레체의 배에는 반쪽만 자주 빨간 반점이 생기는 알레르기가 있다. 주로 외출 후에 많이 부풀어 올라서 풀독인가 의심되기도 하는데 현재도 지속적으로 동거인이 소독을 해주고 있다. 문제는 최근 이 증상이 뒷발 위에 번지기 시작했다는 것인데 정말 피부 전문병원을 찾아야 할지 고민이다. 일단은 자꾸 핥고 털을 씹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넥카라를 씌워 놓는데 쓰고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귀엽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동선과 행동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가끔 가고 싶은 곳에 못 들어갈 땐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보곤 한다.

(c) Leche @holaleche
(c) Leche @holaleche

다행히 편안한 넥카라를 찾아서 크게 불편해하지 않고 심지어는 롱다리를 이용해 여전히 발끝을 날름 핥기도 하지민 그래도 늘 빨리 벗겨주고 싶다. 레체의 피부병이 빨리 나아서 넥카라 없이 (탈모 없이) 자유로이 뛰어다닐 그날을 고대한다.

(c) Leche @holaleche
(c) Leche @holale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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