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공황. 07화

공황.

6화. 배신

by 너에게

나는 항상 불안했다.

불안정했고, 상처입었고, 우울했다.

하고 싶은 말은 자꾸 목구멍에 걸렸고,

말하지 못한 감정들 속에서 나는 천천히 무너져갔다.


자존감은 바닥이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가족을 사랑했다.

아빠가 나를 배신하기 전까지는.


아빠는 우리 가족을 버렸다.

다른 여자와 연락을 주고받았고,

엄마는 그 사실을 알고 무너졌다.


엄마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을 때,

나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엄마를 붙잡고 진정시켰다.

나는 늘 어른처럼 행동했으니까.


이혼소송 마지막 날,

엄마를 따라 법원에 갔고,

기다리는 건 결국 나 혼자였다.

차가운 복도에 혼자 앉아, 조용히 끝을 기다렸다.


모든 절차가 끝난 뒤,

아빠가 다가왔다.

그리고 내게 말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 말과 함께 내민 손.

나는 순간 멈칫했지만, 결국 그 손을 잡았다.


화가 났다.

어이가 없었다.

나는 딸인데, 그는 마치 나를 남처럼 대했다.

그 말도, 그 악수도… 전부 낯설고, 차가웠다.


나는 그 손을 잡으며 생각했다.

이제 정말 끝이라고.

이 손을 잡는 건 마지막 예의일 뿐이라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그날, 나는 아빠의 손을 잡았고

그와 함께, 우리 사이의 마지막 끈도 끊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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