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용기가 없던 1년
그건 정말 처음이었다.
내가 누군가를 먼저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 감정이 천천히 마음속에서 자라나는 걸
어떻게 멈춰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처음엔 그저 스쳐 지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다 보니 얼굴은 익숙했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네가 유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저 지나가는 모습이었는데,
별다를 것 없는 순간이었는데도
자꾸만 너에게 시선이 머물렀다.
그때는 이유를 몰랐다.
다만, 널 보면 웃음이 났고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나 자신을 자주 마주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자꾸 저 사람만 보이지?’
그 순간, 깨달았다.
‘아, 나 이 사람을 좋아하고 있구나.’
인정하고 나니 감정은 더 깊어졌다.
마치 조용한 불꽃이 마음속에 피어난 것처럼,
하루하루 너를 향한 마음이 짙어졌다.
하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더욱 서툴게 굴었다.
나는 늘 누군가가 나에게 먼저 다가와 주었다.
상대가 먼저 마음을 표현했고,
나는 그 마음을 받아들이거나 외면하는 쪽이었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몰랐다.
말로 꺼내는 건 너무 어려웠고,
그래서 결국 선택한 건
밥을 사주고, 커피를 건네고,
작은 간식을 챙겨주는 일이었다.
표현이 서툰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은
그게 전부였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너에게 무언가를 건네면
내 마음도 조금은 전해질 것 같았다.
그게 내가 낼 수 있는, 작은 용기였다.
그런데 너 역시 나와 비슷한 사람이었다.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
가끔 무심하게 웃어주는 네 표정에
혼자 착각하고, 혼자 기대하다가
혼자 실망하곤 했다.
‘혹시 나에게 마음이 있는 걸까?’
‘아니야, 그냥 인사였겠지.’
수없이 마음속에서 앞서갔다가
다시 조심스레 물러나기를 반복했다.
직장이라는 공간도 우리를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혹시라도 오해를 사지는 않을까,
내 감정이 너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복잡한 생각이 가득해졌다.
결국 내 마음은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 뿐이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수없이 망설였고,
너는 수없이 아무렇지 않게 내 옆을 지나갔다.
내 마음은 늘 너를 향했지만,
너에게 닿지 못했다.
그렇게, 용기를 내지 못한 1년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1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계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