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만남
이제, 처음 만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어느새 우리 이야기를 써내려가다 보니
처음으로 돌아가보고 싶어졌다.
그날은 그냥 그런 날이었다.
친한 친구가 강력 추천해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들어간 새 직장.
첫 출근 날은 정신이 없었고,
사람들은 다 비슷해 보였고,
어느 누구도 기억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너는 조금 달랐다.
직장 상사.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좋아하면 안 되는 사람’으로 분류되는 사람.
근데 그 경계선은 생각보다 금방 흐려졌다.
처음부터 넌 잘 챙겨주는 사람이었다.
누구에게나 다정한 것 같기도 했고,
그게 그냥 네 성격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도—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
자꾸만 네가 신경 쓰였다.
사실, 너는 잘 챙겨주기 전부터 귀여웠다.
무표정한 얼굴에 살짝 뜨는 눈썹,
일할 땐 도도한 척하면서
점심 메뉴 고를 땐 은근히 따라주는 그 눈치.
그 모든 게 이상하게 자꾸 웃기고, 좋았다.
처음엔 ‘아, 이런 사람도 있네’ 하고 말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직 너만 눈에 들어왔다.
정해진 순간도 없었고,
특별한 계기도 없었지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일엔
그렇게 특별한 이유가 꼭 필요한 건 아니더라.
그냥,
자연스럽게
조용히
아주 조금씩
너에게 기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