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그냥, 지나가는 바람인 줄 알았다
그냥 단지,
잠깐 스친 바람이라고 생각했다.
실수였고, 마음이 잠깐 흔들렸던 거라고.
놓칠까 봐 묻지 못했고,
서운한 감정은 말없이 쌓이고 쌓이다
결국 터져버렸다.
함께 밥을 먹던 자리,
숟가락을 들던 손이 멈췄고
눈물이 먼저 쏟아졌다.
나는 조용히 물었다.
“제니는… 누구야?”
너는 잠시 말을 멈췄고,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 여자친구야.”
“…언제부터 만났어?”
“내가 고백했을 때 거절한 이유, 그거였어?”
“아니야. 그땐 아니었어.
중간… 어느 날부터였어.
그리고 지금은 헤어졌어.
정리했어. 정말이야.”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정리했다’는 말이
한 달, 두 달
내 속에서 썩어가던 감정을
조금은 달래주는 듯했다.
지나가는 바람이었구나.
역시 그랬구나.
그래서 아직은,
널 놓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