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이 부담이 될 때

by U의 책장

어느 날 문득, 비싼 게임기에 먼지만 끼어있는 것을 봤습니다.


저는 게임을 매우 좋아합니다. 새 게임이 나온다고 하면 정보도 찾아보고, 나오자마자 사려고 발매일도 체크하거나 할인하는 게임들을 체크해 보고는 했죠.

그런데 게임기 위에 쌓인 먼지를 보고 돌이켜보니 사놓고 쌓이기만 한 게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패키지 개봉조차 하지 않고 하나 하나 늘어간 게임은 벌써 손가락으로 세기 힘든 수준이 되어가고 있었죠.


저는 '게임을 한다'에만 집착해서 내가 왜 게임을 좋아하는지 잊어버리고 있었던 겁니다. 원래는 게임을 하면서 맘 편히 여유시간을 가지고, 성취감을 맛보는게 목적이었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게임을 사는 거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렸던 거죠. 반대로 게임을 하려고 마음 먹기까지 피곤함까지 느끼고 있었어요.


게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꼭 하고 싶은 게임만 하고 그냥 관심 가는대로 가기로 했지요. 여유 시간에 마음 속에서 피곤하지 않은 일을 자연스럽게 하고, 그런게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 봤어요. 그랬더니 게임이 아닌 다른 일에서도 성취감을 느낄만한 부분을 자연스럽게 찾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게임할 때도 더 마음을 가볍게 가지게 되었구요. 재밌죠?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을 포기하니까 더 즐거워진다니.


여러분도 무언가가 좋아하는 감정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면 살짝 내려놓는 것도 필요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신 여유가 조금 있을 때 느긋하게 내가 이걸 왜 좋아했더라 하는 생각을 해 보면 좋을 거에요.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손해같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비워둬야만 느끼는 것도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비워둔 자리에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걸로 새로운 만남이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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