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겁쟁이들의 계획

by U의 책장

주말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더위 때문인지, 아니면 무리를 좀 했던 건지는 모르겠어요.

아무튼 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멍하니 모니터만 보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하염없이 늘어지기만 하고. 이러면 안되는데 말이에요.


저는 매 주 달성해야 하는 주간 계획을 세우고는 합니다.

일주일을 유의미하게 살아가기 위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니까요.

주간 계획을 쪼개서 매일 조금씩 충족시켜 나가지 않으면 일주일이 그냥 날아가더라고요.

주말에 해야 하는 일도 이런 주간 계획의 일부분이었습니다.


멍하니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잠깐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깔끔하게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고 카페를 향했죠.

요즘 팥빙수 파르페같은게 유행하는 모양이라, 느긋하게 에어컨을 쐬면서 조금씩 떠먹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도 안 했지만, 괜찮아요.

사실 주간 계획은 이미 달성 한 뒤거든요.


저는 주간 계획은 매우 널널하게 잡는 편입니다. 운동 계획은 '일주일에 3회 이상 헬스장에 가기' 정도로요.

그 대신 매일 헬스장에 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하루쯤은 일과를 안 해도 주간 계획은 무너지지 않으니까요.

한 번 실패하면 마음 속에서 다 포기해 버리고, 두 번, 세 번 실패를 반복하다가 일상 루틴이 무너지더라고요.

그래서 방식을 바꾼 거에요.

슈퍼 겁쟁이 스타일로.


사람은 성공보단 실패를 오래 기억하는 모양이에요.

돌이켜보면 어떤 일이건 기분 좋게 일을 잘 하고 있을 때는 그다지 기억이 안 나고, 그러다가 일이 좌초되었을 때는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죠.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나는 잘 하는 일이 하나도 없어.'

만약 일상에서도 이런 실패를 반복한다면... 매번 스스로를 의심하고 낙담하게 되겠죠.

일상에서만큼은 스스로에게 계속 칭찬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슈퍼 겁쟁이가 된다 해도 말이에요.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의지라고 하지만 일상에서 꺾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파르페를 마저 먹고 나오는 길에 헬스장을 들렸습니다.

역시나 운동도 주 3회를 이미 다 채운 뒤지만, 그 이상을 하고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 주고 싶었거든요.

한참 땀을 빼고 샤워를 한 뒤, 바로 침대에 누웠습니다.

해야 할 일을 실패한 날이 될 뻔한 걸, 일상을 위해 충전한 날로 바꾼 거죠.

어쩌면 우리가 매일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잘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일상을 지켜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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